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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선수보다 어린 코치' 88년생 김강, 못다핀 재능 KT 지도자로 '활짝'

[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KT 위즈의 순위는 7위. 하지만 타선만큼은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와 더불어 '톱3'로 꼽힌다. 그 중심에는 김강(32) 타격코치가 있다.

KT에는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부문 선두를 다투는 멜 로하스 주니어를 비롯해 배정대 조용호 강백호 황재균까지 5명의 3할 타자가 있다. 여기에 박경수(0.298)와 장성우(0.294)도 3할에 근접한 타율을 기록중이다. 팀 타율 2위(0.298) OPS 2위(0.820) 홈런 2위(71개) 안타 2위(637개) 타점 3위(331개) 등 선두권 두 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불방망이다.

김강 코치는 1988년생, 올해 32세의 젊은 코치다. 이강철 감독에겐 22살 어린 아들 뻘. 김태균 수석을 비롯해 박승민 최만호 이승호 등 주요 코치진과도 10살 이상 차이가 난다. 올해 윤해진(31) KIA 2군 작전코치가 선임되기 전까진 김남형(32) 한화 1군 작전 코치와 더불어 10개 구단 최연소 코치였다.

KT가 젊은 팀이긴 하지만, 주장 유한준(39)을 비롯해 허도환, 박경수(이상 36), 황재균(33) 등 김강 코치보다 나이많은 베테랑들도 있다. 나이 서열이 엄격한 한국, 특히 스포츠계에선 쉽지 않은 관계일 수 있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든든하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김강 코치가 잘하니까 타격 쪽은 내가 물어볼 것도 없다. 루틴 잘 지켜주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잘한다. 선수들이 이것저것 많이 묻는다고 한다. 코치진과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있다"고 자랑했다.

김강 코치는 2006년 쿠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당시 한국의 4번타자이자 주장으로 맹활약했다. 한국은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양현종 김선빈(KIA 타이거즈) 이천웅(LG 트윈스) 이상화(KT) 등의 화려한 멤버로 구성된 한국은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연고지 KIA의 1차지명 후보로 거론될 만큼 고교 수퍼스타였다. 우여곡절 끝에 2007년 한화에 입단할 때만 해도 손꼽히는 거포 유망주였다. 하지만 포지션이 1루밖에 없는 게 문제였다. 김태균과 김태완의 벽을 뚫지 못했다. 김태균이 일본으로 진출한 뒤엔 트레이드로 장성호가 영입됐다. 2010년 막판 폭발적인 타격을 뽐내기도 했지만, 이듬해 수비에 약점을 보이며 결국 중용받지 못했다. 군복무를 마친 뒤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지만, 1군은 밟지 못한채 2016년 은퇴했다. KBO 통산 기록은 30경기 출전, 타율 2할9푼4리(51타수 15안타) 5타점 5볼넷이 전부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7년 29세의 나이에 코치로 제 2의 인생을 시작했다. 당시 KBO 최연소 코치였다. 이후 2018년말 KT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강철 감독을 따라 함께 KT에 몸담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샌디 게레로 코치를 뒷받침하는 타격 보조코치였다. 게레로 코치가 떠나고, 김강 코치가 1군 타격 코치로 승격하면서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작년에 게레로 코치도 잘했지만, 김강 코치가 선수들과 소통을 잘했다. 유한준이나 박경수와도 서로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사이가 됐더라. 그게 올시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시즌 커리어 하이를 기록중인 로하스와 배정대가 지목한 타격 상승세의 일등공신이 바로 김강 코치다.

이강철 감독은 조중근(38) 타격 보조코치에게도 "(나이과 관계없이)잡음 없이 팀을 하나로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고맙다. 결국 선수들이 잘할 수 있게 하는 게 코치의 역할"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