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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몸'으로 재탄생한 재활용품…'친환경' 나서는 명품업계

재고품을 할인 판매하는 대신 소각하는 관행이 알려져 한때 자원 낭비라는 비판을 받았던 명품 업체들이 친환경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환경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버버리는 현재 자사 제품 일부가 따르고 있는 친환경 보증 기준을 오는 2022년까지 전 제품에 적용할 방침이다.
친환경 보증 기준은 제품에 사용된 소재의 유기물 함량과 재활용 천연 섬유 비율, 생산 시설의 탄소 배출 수준, 생산 근로자의 임금·복지 수준 등을 고려하는 것이다.
또 버버리는 올해 봄·여름 시즌의 상품을 친환경 소재로 재해석한 '버버리 에디트' 컬렉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들 제품은 폐기 직물과 산업용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나일론 섬유인 '에코닐' 등 친환경 소재로 제작됐고, 일부는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와 물을 최소한도로만 사용했다.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명품은 유행이라고 할 만큼 여러 브랜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프라다는 세계 각지에서 수거한 폐기물로 만든 나일론인 '리나일론'으로 제작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알렉산더 맥퀸은 이전 쇼에서 쓰고 남은 실크, 레이스 등 원단을 재가공해 올해 봄·여름 컬렉션의 제품을 만들었다.
루이비통도 사용하고 남은 실크로 만든 액세서리를 출시했고, 오는 8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2021년 남성 가을·겨울 시즌 쇼에서 재활용 컬렉션을 공개할 계획이다.
멀버리는 에코닐 제품뿐 아니라 식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헤비 그레인' 가죽을 활용한 '포토벨로 백'을 선보였다.
이 가방은 바느질도 재활용 폴리에스테르 섬유로 처리됐고, 제작 전 과정이 탄소 중립 공장에서 진행됐다. 탄소 중립은 온실가스 발생량에 상응하는 감축 활동을 펼쳐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인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아울러 구찌와 버버리, 프라다 등 유명 명품 업체들은 윤리적 소비의식을 고려해 동물 모피 제품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지난 2018년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5년간 9천만 파운드(약 1천363억원) 규모의 재고품을 불태웠다는 사실과 함께 일부 명품 업체들의 재소 소각 관행이 알려지면서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프랑스는 지난 1월 팔리지 않은 의류·신발·화장품 등 재고품의 폐기를 금지하는 법을 세계 최초로 제정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Z세대(1997년 이후 출생 세대)를 중심으로 제품을 소비할 때 물건과 연관된 환경, 인권 문제를 함께 고려하는 가치 소비 경향이 점점 확산하고 있다"며 "명품 업계도 다른 업계와 마찬가지로 소비자의 행동 특성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ydhon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