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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전 1골1AS' 울산캡틴 신진호'주니오 옆에 있으려고요'[진심인터뷰]

"주니오 옆에 있으려고요."

12일 K리그1 11라운드 대구 원정에서 1골 1도움으로 3대1 승리를 이끈 '울산 캡틴' 신진호. 올 시즌 공격포인트 목표를 묻자 이리도 영리한 답을 내놨다. 11경기에서 14골을 기록한 '득점왕' 주니오와 눈빛이 통하니 골도, 도움도, 승리도 절로 찾아오더라는 겸양과 재치가 넘치는 답변이었다.

이날 대구전, 신진호는 0-0으로 팽팽하던 전반 17분 이청용의 낮고 빠른 크로스에 질풍처럼 쇄도하며 골망을 흔들었다. "이청용 선수가 만들어준 걸 주웠죠. '골이다' 생각했지만 경험상 그럴 때일수록 마음을 놓으면 안돼요. 끝까지 집중했죠." 내친 김에 후반 10분엔 도움까지 기록했다. 수비수의 키를 훌쩍 넘긴 로빙 패스를 이어받은 주니오가 감각적인 볼 컨트롤 후 골망을 흔들었다. "주니오가 볼을 살려서 접고 슈팅하는 장면이 좋았죠. 주니오라면 언제나 넣어줄 거라는 믿음이 있어요." 2010년 포항 유스 출신으로 K리그에 데뷔한 후 30번째 도움, '캡틴' 신진호의 소감은 온통 "동료 덕분"이었다. 그날의 골 장면에서 순식간에 골문 앞으로 쇄도하는 절실한 움직임, 도움 장면에서 수비수를 훌쩍 넘기는 센스 넘치는 패스는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

신진호는 지난달 28일 '1강' 전북전(0대2 패) 직전 몸을 풀다 어지럼증으로 쓰러져 팬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누구보다 많은 활동량을 장착, 흔한 엄살 한번 없을 것 같은 '상남자' 신진호라서 더욱 걱정이 됐다. 신진호는 "쓰러지고 나서 너무 많은 지인들이 걱정을 해주셨어요. 사실 검사를 받으며 '축구를 못하게 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에 처음으로 위축됐는데. 다행히 특별한 이상은 없다더라고요"라며 웃었다. 꼭 이기고 싶었던 전북전 첫 패배 후 '혹시 나 때문에 분위기가 흐트러진 건 아닐까' 속상했던 것도 사실. 신진호는 이날 대구전 1골 1도움 활약으로 팬들의 우려도, 팀을 향한 마음의 짐도 훌훌 털어냈다.

전날 전북이 성남과 비기며, 울산은 대구전을 앞두고 선두 탈환의 기회를 잡았다. 신진호는 "티는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 다들 이를 갈았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대구전은 선두 탈환을 위해 중요한 경기였고, 선수들 모두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그런 부분이 경기력으로 나왔다"는 설명이다.

이날 시즌 마수걸이골과 30번째 도움에 대해 신진호는 "포항에서 데뷔할 때부터 원래 '박스 투 박스' 공격 성향이 강했고, 그런 플레이를 하고 싶었는데 작년엔 하다보면 많이 내려가게 됐어요. 올해는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면서 전술적으로도 자유롭게 공격 성향을 보여주려고 해요. 11명 모두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공격포인트 목표를 묻자 신진호는 "주니오 옆에 있으려고요"라며 웃었다. "주니오는 지금 같은 폼이라면 충분히 25골 이상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동료들이 옆에서 도움도 많이 해줘야죠."

개성 강한 국가대표들이 즐비한 초호화군단 울산에서 캡틴 완장이 때로 힘들진 않을까. 신진호는 "힘든 건 전혀 없다"고 즉답했다. "경험 있는 베테랑들이 많고, 다들 정말 알아서 잘해요. (이)근호형, (박)주호형이 고참으로서 중심을 잡아주셔서 감사하죠. '88~90년생' 제 또래, 30대 초반 선수들이 15명 남짓 되고요. K리그 최고인 이청용 같은 선수가 수비에 그렇게 적극적으로 가담하는데, 누가 안뛸 수 있겠어요? 경험도 있고 실력도 있는 선수들이 각자 알아서 잘하기 때문에 힘든 것은 전혀 없어요"라며 웃었다.

리그 11라운드 대구전까지, 11팀과 모두 맞붙으며 한 바퀴를 돌았다. 울산은 8승2무1패, 1위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주장 신진호는 최고의 경기로 "포항과의 동해안더비, 대구전"을 꼽았다. "저희가 공격적으로 하고자 하는 바를 한 경기들, 특히 대구전 전반, 패스워크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아쉬웠던 경기도 있죠. 내려서는 팀들을 뚫어내고 득점하는 부분, 하위팀과의 경기에서 어떻게 골을 만들어낼지가 남은 시즌 우리의 과제"라고 냉정하게 바라봤다.

'1강' 전북이 지고, 비긴 틈새를 틈타 울산이 보란듯이 2연승하며 1위를 탈환했다. '울산 대표 상남자' 신진호는 끝까지 양보 없는, 실력 대 실력의 '진검승부'를 다짐했다. "전북은 늘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는 강팀이고, 우리가 그 수준을 뛰어넘어야죠. 우리도 충분히 능력 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으니까. 무조건 실력으로 전북을 뛰어넘고 우승하는 것이 목표예요. 전북이 못해서 그 덕에 우승하고 싶진 않습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