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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리뷰]'3홈런+김정빈 데뷔 첫 SV' SK, 한화에 전날 패배 설욕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화 이글스가 폭투와 실책을 쏟아내며 스스로 무너졌다. SK 와이번스는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김정빈은 데뷔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SK 와이번스는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8차전에서 5대3으로 승리했다. 이날 패했다면 한화에 1경기 차로 쫓길 위기였던 SK로선 가까스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한화의 예정된 선발투수는 외국인 투수 채드벨이었지만, 전날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3년차 신예 김진욱으로 바뀌었다. 최 대행은 "평균 140㎞ 중반의 직구와 명품 커브를 지닌 투수"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김진욱은 최고 149㎞의 직구를 앞세워 4⅓이닝 5안타 2실점으로 역투했다. 삼진 3개는 덤. 올시즌 첫 1군 등판임을 감안하면 합격점을 받을만했다.

하지만 어린 신예를 향한 SK 타선의 환영식도 성대했다. 2회 채태인과 최준우가 백투백 홈런을 때려낸 것. 올시즌 24호, 통산 1026호 연속 타자 홈런이었다.

이날 SK 선발은 4년째 한화전 4연승을 달리고 있는 '한화 저격수' 박종훈이었다. 정통 언더핸드인데다 까다로운 변화구를 지니고 있어 한화 타자들을 괴롭혀온 투수다. 최원호 한화 감독 대행은 "박종훈에게 상성이 좋은 정진호를 2번에 전진배치했다. 필요하다면 정우람의 3연투도 준비중"이라며 징크스 탈출을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박종훈의 방패는 여전히 굳건했다. 3회 정진호의 1타점 2루타 외엔 시원한 득점이 없었다. 이용규 정진호 강경학 등 한화의 준족들이 출루할 때마다 줄기차게 도루를 노렸지만, 박종훈은 흔들리지 않았다. 정진호의 두 차례 주루사와 강경학의 도루 실패는 도리어 공격 흐름을 끊었다.

SK 타선도 한화 못지 않게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4회 최준우, 6회 김경호의 도루가 한화 포수 최재훈에게 가로막혔고, 5회에는 1사 1, 2루에서 사인 미스로 두 명의 주자가 2루 베이스에서 마주치는 황당한 상황도 연출됐다.

투구수 100개를 채운 박종훈은 2대1로 앞선 6회 1사 1, 2루에서 김택형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택형은 이어진 2사 1, 3루에서 폭투를 범했고, 강경학이 홈을 밞으며 박종훈의 승리는 날아갔다. 하지만 대 한화전 연승 기록은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날 최후의 승리자는 SK였다. SK는 7회 1사 1, 3루 찬스에서 한화 투수 송윤준의 폭투 때 김성현이 홈을 밟으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한화는 '평균자책점 0'을 기록중인 신예 강재민을 마운드에 올리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1루수로 나선 강경학의 연속 실책이 쐐기점으로 이어졌다. 강경학은 첫 타자 김경호의 1루 땅볼을 흘리며 2루까지 내줬고, 이어진 1사 3루에서 홈 경합을 노릴 만한 김강민의 1루 땅볼을 또다시 더듬으며 4점째를 내줬다. 내야 유틸 출신인 강경학이 이날 김태균을 대신해 수비형 1루수로 출전한 것을 감안하면, 최 대행의 기대에 정면으로 반한 셈이다.

SK는 7회 필승조 서진용을 올려 한화의 기세를 누른 뒤, 8회에는 이날 콜업된 김세현을 등판시켰다. 한화는 최진행이 김세현의 145㎞ 직구를 통타, 비거리 125m짜리 장외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반격했다.

하지만 SK는 9회 로맥의 솔로포로 맞받아쳤다. 9회말 승부를 마무리하기 위한 SK의 선택은 전날 밀어내기 볼넷을 쏟아냈던 김정빈이었다. 박경완 감독 대행은 앞서 "김정빈이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한 데 이어, 마무리로 마운드에 올리며 '결자해지'의 기회를 준 것. 김정빈은 한화 타선을 틀어막고 시즌 첫 세이브를 올렸다. 이날 49번째 생일을 맞이한 박 대행에겐 최고의 생일 선물이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