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대전 인터뷰]불운 떨쳐낸 한화 김민우 '2승 기쁘지만…컨트롤 아쉬웠다'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힘을 빼고 던지면 제구가 잘 될줄 알았는데…다음부터 다시 전력투구하겠다. 긴 이닝을 던지는게 목표다."

한화 이글스 김민우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았다. 자신의 투구 내용에 만족하지 못하는 속내가 그대로 표정에 드러났다.

투수는 크게 직구의 구위를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선수, 제구력과 변화구가 뛰어난 선수로 나뉜다. 한화 선발진은 전자인 선수들이 많다. 외국인 선수 채드벨부터 김민우 김범수 장시환 모두 강력한 구위를 바탕에 둔 투수들이다.

볼넷이 많은 것은 필연이다. 한화는 올시즌 팀 볼넷이 SK 와이번스에 이어 두번째(227개)로 많은 팀이다. 볼넷 개수 톱10 안에 한화 투수가 3명이나 된다. 장시환과 김범수는 전체 공동 5위(27개), 김민우는 10위(24개)다. 최원호 감독 대행이 "좋은 공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꾸 자신감 없는 피칭을 한다"며 안타까워하는 이유다.

투구수 역시 자신이 던진 이닝수에 비해 많다. 올해 장시환은 5이닝에 무려 116개의 공을 던진 날도 있다. 김민우의 5이닝 최다 투구수는 107개다.

10일 SK 전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한 김민우가 가장 아쉬워한 것도 이 지점이었다. 이날 김민우는 5⅓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졌고, 1사 1, 2루 위기에서 교체됐다.

이날 한화는 4회부터 7회까지 매회 득점을 올리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특히 7회에는 안타 없이 밀어내기 볼넷 3개로 3득점하는 인내심도 과시했다. 하지만 6대2로 앞선 상황에서 등판한 마무리 정우람이 3실점하며 마지막까지 두근두근한 경기를 치른 끝에 승리했다.

승리가 날아가느냐 마느냐의 위기에 처했던 김민우가 가장 떨렸을 터. 하지만 김민우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그는 "전에는 (승리가 날아갈 위기엔)많이 긴장했었는데, 오늘은 아무렇지 않았다. 덤덤했다. 왠지 막을 것 같았다"며 멋적은 미소를 지었다.

대신 이날 김민우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했다. 더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었다는 것. 김민우는 "이겨서 기분은 좋은데, 오늘 경기에 만족하지 못한다. 지난 경기도 그렇고, 오늘도 쓸데없는 공이 너무 많았다. 제구가 안되다보니 공 갯수가 늘어났다"며 아쉬워했다.

김민우는 입단 동기인 김범수와 함께 한화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김민우는 "저나 범수나 잘 나간다고 하긴 한참 부족하다. 저와는 자주 싸우고 장난치는 친구 사이"라며 웃었다.

김민우의 최고 구속은 지난해까지 140㎞ 중반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초를 기점으로 150㎞ 안팎으로 자릿수가 바뀌었다. 김민우는 "시즌 전에 팔 스윙을 살짝 수정한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스피드가 확 오르더라"고 답했다. 이어 "오늘은 제구를 잡기 위해 몸에 힘을 빼고 던졌다"고 덧붙였다.

"'오늘은 제구에 집중하겠다'고 (코치진에)미리 말씀드렸다. 평소의 70~80% 정도 힘으로 던졌더니 구속이 좀 떨어졌던 것 같다. 그런데 힘을 빼면 제구가 될줄 알았는데 오늘도 안 되더라. 다음부턴 다시 전력투구해야겠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