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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이강인' 앞에 선 '뛰는 구보', 시즌 4호골로 두자릿수 공격포인트 '-1'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라이벌로 불리지만, 실질적인 퍼포먼스의 결과물은 차이가 크다. 이강인(19)이 걷고 있는데 반해, 일본 출신 구보 다케후사(19·마요르카)는 뛰어다닌다. 벌써 8경기만에 시즌 4호골을 추가하며 팀내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구보는 10일(한국시각) 스페인 레반테 시우다드 데 발렌시아에서 열린 레반테와의 2019~2020시즌 35라운드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왔다. 이어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29분에 팀 동료 살바 세비야가 날린 슛이 골키퍼에 맞아 나오자 감각적으로 밀어넣어 승리의 쐐기골을 터트렸다. 마요르카는 그대로 2대0 승리를 거뒀고, 구보 역시 지난 3월 7일 에이바르전 이후 8경기 만에 시즌 4호골을 터트렸다.

구보의 이번 시즌 활약상은 매우 주목할 만 하다. 시즌 33경기에서 4골-5도움으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 달성까지 1포인트만 남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개된 리그에서는 8경기에 꾸준히 출전하며 1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런 활약으로 팀내 입지는 한층 더 두터워졌다. 특히 마요르카가 현재 리그 18위로 강등 위기인 상황임에도 구보를 꾸준히 선발로 기용하는 건 그만큼 구보의 역량을 신뢰한다는 증거다.

구보의 이런 성장은 2001년생 동갑내기 이강인과 비교된다. 같은 아시아 출신 10대 유망주로 이강인이 먼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하는 등 두각을 보였는데, 지난해 구보가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한 이후 입지가 역전됐다. 이강인이 발렌시아에서 출전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하는 사이, 구보는 스타 플레이어가 즐비한 레알 대신 약체 마요르카에 임대돼 훨씬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다.

재능은 가지고만 있어서는 빛이 안난다. 출전 기회를 통해 그 재능이 '실력'으로 다져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정체될 뿐이다. 이강인은 정체됐다. 하지만 구보는 점점 날카로워졌다. 이제는 마요르카의 주전이 돼 라리가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강인도 지난 8일 레알 비야돌리드전에서 모처럼 골을 터트렸지만, 9달만에 터진 시즌 2호골이었다. 이강인이 더 많은 출전기회를 얻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