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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피플] '보답하고 싶어요' 이정후의 장타 향상, 그 뒤에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고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더 잘해서 보답하고 싶어요."

올해 또 한 번 성장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주변 사람들을 먼저 챙겼다.

이정후의 진화는 끝이 없다. 리그를 대표하는 새로운 '타격 기계'로 떠올랐는데, 올 시즌에는 장타력까지 갖췄다. 8일 고척 삼성 라이온즈전은 이정후의 스타성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경기였다. 프로 데뷔 후 처음 4번 타자로 출전해 4-6으로 뒤진 7회말 무사 1,2루서 역전 3점 홈런을 쏘아 올랐다. 이미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한 이정후는 9호 홈런으로 첫 두 자릿수 홈런에 다가섰다.

늘어난 홈런에 이정후는 감사 인사부터 전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장타를 키워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해결될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장타를 의식해서 치고 있다기 보다는 여러 도움을 받으면서 많이 나아고 있는 것 같다. 타격 코치님도 그렇고, 전력 분석팀 형들도 옆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고 했다.

실제로 이정후는 전력 분석팀의 조언을 자주 구한다. 그는 "타격 코치님과 분석팀 형들이 작년에 안 좋았을 때 작년과 재작년의 영상을 반반으로 나눠 만들어주셨다. 오늘도 최근 몇 경기 안 좋았을 때의 타격폼과 시즌 초반 좋았을 때의 타격폼을 영상으로 봤다. 힘들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 오른쪽 어깨가 많이 내려가 있었다. 그 부분을 수정하면서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코치님과 분석팀에 감사하다"고 했다.

가족들은 단연 든든한 지원군이다. 이정후는 "집에서 어머니가 뒷바라지를 많이 해주시고, 아버지도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고 했다. 아버지 이종범은 현역 시절 장타력도 겸비한 내야수였다. 두 자릿수 홈런을 꾸준히 때려냈다. 이정후는 "지금처럼 안 좋거나 그럴 때 '너는 홈런 타자가 아니니 장타를 치려고 하면 안 된다. 짧게, 짧게 쳐라. 조금씩 올라가면서 쳐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신다. 사실 나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타석에 서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아울러 그는 "더 잘해서 도와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해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타구 스피드 향상, 그리고 늘어난 장타로 약간의 부작용도 있다. 벌써 8개의 병살타를 기록하고 있다. 잘 맞은 타구가 병살타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이정후는 "최근 병살타가 많아서 주자가 1루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병살만 치지 말자'라는 생각이 지배하게 되더라. 그러면서 결과가 더 안 좋았다. 사실 주자가 없을 때는 그냥 땅볼이다. 오늘 홈런을 쳤을 때도 '외야로 공을 띄워보자'는 생각을 했다. 타구 스피드가 빨라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라 어쩔 수 없다. 사람이 공보다 빠를 수 없다. 팬분들은 병살타가 나오면 답답하겠지만, 최대한 안 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