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크리스챤 디올이 2일부터 주요 제품의 가격들을 인상했다. 이뿐 아니라 샤넬과 루이비통, 구찌 등 국내에 진출한 해외 사치품 브랜드들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속에서도 명품 브랜드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명품업계에 따르면 디올은 지난 2일부터 주요 상품 가격을 10~12% 올렸다. 디올의 가격 인상은 올해 들어 처음이나, 디올은 지난해 10월 일부 제품의 가격을 10% 가량 올린 바 있다.
디올의 이번 가격 인상은 디올이 속한 프랑스 패션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본사의 정책으로, 한국을 포함해 캐나다 등에서 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가죽 레이디디올백 등 스테디셀러 제품 가격이 40만~60만원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격을 올리는 명품 브랜드는 디올뿐만이 아니었다.
샤넬은 지난 5월 중순 주요 제품 가격을 20% 가까이 인상했다. 이로 인해 샤넬 매장이 입점한 주요 백화점 앞은 샤넬의 가격 인상 전 핸드백을 사려는 사람들로 개장 전부터 붐비며, 새벽부터 적게는 50명 많게는 100명씩 줄을 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고객들이 백화점 문 앞에 줄을 선 뒤 오전 10시 30분 개장하자마자 샤넬 매장 앞으로 달려가는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외에도 루이뷔통, 구찌, 프라다, 티파니앤코 등 인기 명품 브랜드도 올해 상반기 줄줄이 가격을 올렸다.
지난 1일에는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가 '비제로원' 등 인기 제품의 가격을 최대 10% 가량 올렸다. 예비 신혼부부 사이에서 웨딩반지로 잘 알려진 '비제로원 1밴드 링' 로즈골드 색상의 경우 148만원에서 159만원으로 11만원 가량 가격이 상향 조정됐다. 같은 색상의 '비제로원 3밴드 링'은 235만원에서 252만원으로 17만원이 인상됐다. 지난 4월에도 불가리는 주얼리, 시계 등 이미 일부 제품 가격을 3% 가량 인상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가격을 올린 디올과 불가리가 LVMH그룹에 속한 것을 고려했을 때, LVMH 대표 브랜드인 루이뷔통도 곧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도 이달 중에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악화에도 명품들이 가격을 인상하는 이유로 업계 한 전문가는 " 그간 억울렀던 소비욕구를 한방에 분출하려는 소비자들을 노리고, 이번 기회에 매출을 크게 늘려보자는 명품들의 이윤추구적 마인드가 극명히 드러나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한편 G마켓과 옥션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명품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은 지난 1일부터 시작한 '패션뷰티 빅세일' 행사 첫날 명품 직구(직접구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최대 5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G마켓과 옥션은 이번 행사에서 구찌, 버버리, 생로랑, 프라다 등 유명 명품 브랜드를 현지 백화점·아웃렛과 협력해 할인가에 판매한다. 또한 두 업체는 오픈마켓 최초로 '명품 감정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간동안 G마켓과 옥션의 명품 해외 직구 매출은 각각 429%, 161% 급증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행사 기간 G마켓 실시간 인기 검색어 '톱10'에는 '명품 직구'가 상단에 노출되는 등 명품을 사기 위해 사이트에 접속한 목적형 수요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미선 기자 alread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