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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KIA 잔류 선택한 김선빈의 의리, 에이전트에 고마움 전한 조계현 단장

[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최근 조계현 단장은 김선빈 에이전트에게 전화를 걸어 선수가 KIA 타이거즈에 잔류하게 해준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함을 표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 신분을 갖춘 김선빈은 진통을 겪은 끝에 4년 4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18억원, 옵션 6억원)에 계약했다. FA 효과는 곧바로 드러나고 있다. KIA의 테이블 세터로 활약하면서 절정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2일 현재 타율 3할4푼4리, 42안타 17볼넷 15타점을 기록 중이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전체 1위(0.467)에 랭크돼 있다.

시즌 초반 햄스트링(허벅지 뒷 근육) 부상으로 보름 이상 전력에서 이탈해 있었지만, 그라운드에 복귀한 뒤에도 여전히 중요할 때 해결사 역할을 해주고 있다. 지난 1일 광주 한화전에선 리드오프로 출전, 반드시 점수가 필요할 때 적시타를 뽑아냈다. 2-3으로 뒤진 9회 말 1사 2, 3루 상황에서 상대 마무리 박상원의 떨어지는 공을 정확하게 걷어올려 3-3 동점 적시타를 생산해냈다. 이후 KIA는 2사 만루 상황에서 나지완의 끝내기 적시타에 힘입어 4대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김선빈은 KIA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던 지난 1월 SK 와이번스에서 강력한 러브콜을 받았다. 안치홍이 롯데 자이언츠로 떠난 상황에서 KIA는 김선빈마저 SK에 빼앗길 수 있었다. 지난 1월 13일 SK 측과 김선빈 측의 협상 테이블이 차려질 수 있었다. SK 측과의 만남을 위해 김선빈 측이 출발하던 찰나 KIA에서도 협상을 제안했다. 당시 김선빈은 두 갈래길에 섰다. 행복한 상황이었다. 에이전트는 선수의 의견을 존중했다. 결국 선수는 의리를 택했다. KIA 잔류였다. 현실적으로 접근해도 SK가 KIA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SK가 KIA보다 많은 금액을 제시했더라도 김선빈 입장에선 지난 10년간 입었던 KIA 유니폼의 가치가 연봉 1~2억원보다 더 값지다고 느꼈을 것이다. 2019년 당시 예비 FA 프리미엄을 제대로 적용받지 못한 서운함이 컸지만, 그래도 결론은 '해피엔딩'이었다.

김선빈이 KIA가 아닌 SK로 갔다면 이번 시즌 어떤 결과가 초래됐을까. KIA는 타선의 무게감이 급격하게 떨어졌을 것이다. 투수진은 잘 버텨줬겠지만, 타선 부진으로 현재 5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김선빈이 부상일 때 대체 2루수로 출전했던 김규성과 최정용은 나름 제 몫을 해줬지만,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진 못했다. 김선빈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WAR) 1.29를 기록, 10개 구단 2루수 중 4위에 올라있다. 그만큼 김선빈을 대체할 만한 선수가 없다는 얘기다. 김선빈은 수비에서도 넒은 범위와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안치홍의 향기를 단숨에 지워버렸다.

김선빈을 잡은 건 KIA의 올 시즌 최대 성과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