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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살아있다' 감독 '상상 못한 코로나19, 영화 속 희망이 모두에게 전달되길'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준우와 유빈의 힘든 여정 끝에 오는 희망과 공감이 관객들에게도 전달되길."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 와이파이, 문자, 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 영화 '#살아있다'(조일형 감독, 영화사 집·퍼스펙티브픽쳐스 제작).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조일형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올해 초부터 미국에 체류하던 조일형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개봉 시기에 맞춰 입국이 어렵게 돼 아쉽게 대면 인터뷰 대신 서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24일 개봉해 7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중인 '#살아있다'는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코로나19로 침체돼 있던 극장가의 활력을 되찾아주는 구원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살아있다'는 감동 및 사연팔이, 고구마 캐릭터, 전형적인 악당, 정부 관료들의 이권 다툼 등 좀비 및 재난 영화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전형성을 탈피하면서도 한국 특유의 아파트 단지의 장소적 특징을 살려 독특한 재미를 주며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조 감독은 한국 영화 장르물의 관습에서 벗어나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오직 두 사람의 생존에만 집중한 이야기 구조를 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살아있다'의 엔진은 두 사람의 생존기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처음 각색 과정에서 촬영 전 프리 프로덕션까지 많은 논의가 있었던 부분 중 하나는, 역시 정체불명의 존재들에 관한 것이었다. 실제 원작에서는 그들에 관한 많은 묘사와 설명들, 그리고 논리적인 개연성들의 노출이 극에서 큰 부분으로 존재했고,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이야기 전달인지, 특히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지에 관한 논의 역시 수없이 오고 갔다. 결국 제일 간단하면서 효과적인 해결책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로 돌아오는 것"이었다며 "우리 영화의 이야기를 앞으로 전진시키는 엔진은 바로 준우와 유빈의 생존기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 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그들의 감정을 보는 이들과 공유하고 같이 따라가는 것이 우리 주인공 두 사람의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준우와 유빈, 오직 두 사람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영화 후반부 등장해 두 사람을 곤경에 빠뜨리는 마스크 남(전배수)에 대해서는 관객의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조 감독은 "그 캐릭터는 우리에게도 양날의 칼이었다"며 "극의 빠른 전개를 멈출 수도 있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하지만 세상에서 두려운 존재는 저 밖의 정체불명의 존재도 있지만,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준우와 유빈 같은 사람들 외에 다른 이유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도 보여주면서 조금은 시야를 넓혀서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고, 결국 준우와 유빈이 사람으로 남아서,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다시 확인하는 연결점도 다시 만나고 싶었다"고 말했다.수많은 좀비 관련 콘텐츠가 존재하지만 조 감독이 맷 네일러가 쓴 원작에 마음을 빼앗겼던 이유는 뭘까. 그는 맷 네일러의 원작은 읽을수록 장르물의 공식을 깰 수 있는 부분들을 발견해 갔다며 "특히 한정된 공간 안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인물들의 감정이 다양하게 담겨있는 부분에 크게 인상을 받았다. 주인공들이 장르적인 공식에 전혀 따르지 않는, 슈퍼 히어로가 아니라 평범한 우리들이라는 인상을 주는 부분 또한 인상에 많이 남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인불명 상황에서 고립된 인물의 이야기라는 큰 줄기는 같지만 한국적 상황과 문화적 차이에 맞춰 캐릭터의 설정, 관계 등 세부적인 부분들을 새롭게 각색했다. 주요 공간인 아파트의 경우, 한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일상적 공간의 모습을 담아내려고 했다"며 "오랜 고민 끝에 설정한 개방형 복도식 아파트의 설계와 디자인이 '#살아있다'의 고립 상황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영화적인 차별성도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와 맞물려 '생존'에 관해 더욱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 '#살아있다'. 조 감독 역시 정말 많은 생각이 든다며 "영화의 기획에서 촬영, 그리고 이렇게 개봉을 앞둔 시기까지 코로나19는 상상도 못 했던 사건이었고, 아직도 모두가 힘든 시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두 주인공의 힘든 여정 끝에 오는 희망과 공감이 모두에게 전달되고, 혼자가 아니라 같이라는 그 들의 다짐을 영화를 보시는 모든 분들이 가지고 극장을 나오시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영화사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