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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 침묵의 실명 원인 '녹내장', 정기검진·조기치료가 정답

필자가 진료실에서 중년 환자들에게 6개월 혹은 1년에 한 번씩 꼭 안과를 찾아 검진을 당부하는 질환 중 하나가 녹내장이다.

녹내장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3대 실명질환 중 하나다.

녹내장으로 한 번 망가진 시신경은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항상 '조기 진단, 조기 치료'를 강조한다.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지거나 눈 쪽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시신경이 점점 손상돼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평소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눈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액체인 방수는 순환하다가 배출되는데, 방수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눈의 내부 압력인 안압이 높아진다.

이 상태를 오랫동안 방치하면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류량이 감소해 결국 시신경이 손상돼 녹내장이 오는 것이다.

정상 안압에서도 녹내장이 발생할 수 있는데, 국내에는 정상 안압 녹내장이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생기는 허혈성 손상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녹내장은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이, 가족력, 고도근시, 고혈압, 당뇨병 등이 위험인자로 꼽힌다. 감기약이나 멀미약 등 항히스타민제 성분의 의약품을 남용했을 때 급작스럽게 녹내장이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녹내장의 특징적인 증상은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것이다. 충혈과 심한 통증, 급격한 시력 감소를 동반하는 급성 녹내장의 경우 바로 치료 받으면 실명을 막을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시력을 서서히 잃는 만성 녹내장이다.

녹내장 환자 10명 중 9명이 해당하는 만성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므로 특별한 자각 증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말기에 이르러 시야 장애 및 시력 저하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없거나 모호하다는 것이 문제다. 대개 이상을 자각했을 때는 시신경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실명을 피할 수 없다.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안타깝게도 회복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녹내장은 정기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고 진행을 막는 것이 최선이다.

녹내장 치료의 기본은 안압을 낮춰 병의 진행을 막는 것이다. 약물 치료가 원칙인데, 방수 유출을 증가시키거나 생성을 억제해 안압을 낮추는 약을 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압 조절이 잘 안 되거나 시야에 변화가 생기면 레이저 치료나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이때 하수도처럼 방수가 빠져나가는 역할을 하는 섬유주를 일부 절제해 방수가 흘러나가는 길을 만들어주는 섬유주 절제술이 대표적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녹내장은 빨리 발견할수록 유리하다.

가족력, 고도근시 등 요인을 가지고 있거나 발병률이 높아지는 40대 이후에는 일 년에 한 번씩 안과 정기 검사를 꼭 받아보기를 권해드린다. 안압 검사는 물론이고 정상 안압에서도 녹내장이 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안저 촬영을 통해 시신경 섬유층의 손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도움말=전주 온누리안과병원 이종환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