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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무서운 상주, ACL 걸린 3위 싸움이 요동친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시즌 개막 전, 1, 2위 예상은 의미가 없었다.

누가 우승을 하느냐지, 순위표 꼭대기 두 자리는 일찌감치 전북과 울산이 예약을 마쳤다. 승부에 절대는 없지만, 두 팀의 전력이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두 팀은 '2군으로도 상위스플릿에 갈 수 있다'는 평가를 들었다.

오히려 관심의 초점은 3위 싸움이었다. 3위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의 마지노선이다. 올 시즌 K리그는 리그 우승팀, FA컵 우승팀 두 팀이 ACL 본선에 직행하고, 리그 2위와 3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돈과 명예를 거머쥘 수 있는 ACL은 절대 놓칠 수 없는 무대. 서울, 강원, 포항, 대구 등이 이 한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전혀 다른 그림이 펼쳐지고 있다. 강등 후보로도 거론됐던 상주의 돌풍이 무섭다. 상주는 28일 원정에서 수원을 1대0으로 꺾고 3위(승점 17·5승2무2패)로 뛰어올랐다. 상주는 올 시즌을 끝으로 상무와 연고 계약이 끝나며, 강등이 확정된 상태. 동기부여가 없어 승점 자판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리그를 주도하고 있다.

상주의 올 시즌 행보는 대단히 인상적이다. 일단 연패가 없다. 잡을 팀을 확실히 잡으면서 승점 관리를 하고 있다. 최근 3연승 과정을 보면 상주의 강력함을 알 수 있다. 상주는 서울, 성남, 수원을 상대로 모두 1대0 승리를 거뒀다. 상대가 공격력이 좋은 팀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1대0은 그 팀의 집중력과 안정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스코어다.

수비의 권경원, 허리의 한석종 박용우가 가운데를 잘 지키며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고 있다. 속도의 문선민, 높이의 오세훈 등 개성 있는 선수들이 포진한 공격진은 다양한 형태의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올 시즌 전술가로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펩태완' 김태완 감독의 적절한 용병술이 더해지며 상주의 힘이 배가되고 있다. 상주는 수준급 신병들이 가세한 만큼, 로테이션도 가능하다. 전역생들 공백만 잘 메운다면 3위 싸움의 중심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상주는 3위를 하더라도 ACL에 나갈 수 없다.

상주 뒤에는 대구, 포항이 자리해 있다. 대구와 포항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는 두 팀이다. 초반 세징야의 부진으로 주춤하던 대구는 날씨가 더워지며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에이스' 세징야의 부활과 함께 대구 특유의 다이나믹하고도 스피디한 공격이 폭발하고 있다. 포항도 주축 선수들의 군입대, 부상 등 악재가 겹치는 가운데서도, 김기동 감독의 센스있는 용병술을 앞세워 순항하고 있다.

반면 유력 3위 후보로 평가받았던 서울과 강원은 흔들리고 있다. 서울은 27일 인천전에서 5연패의 사슬을 끊었지만 승점 9로 9위에 머물러 있다. 우승권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위권 전력이라고 평가받았던 서울이기에 충격적인 성적표다. 김승대 임채민 등을 영입하며 '병수볼 시즌 2'를 기대했던 강원도 갈짓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3연패로 순위가 6위(승점 11)까지 내려갔다. 두 팀이 어떻게 반등하느냐에 따라 3위 싸움판도 재편될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