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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임찬규와 비슷해진 윌슨의 구속, 훈련량 부족? 패턴 변화?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타일러 윌슨의 구속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변화구 구사 비율을 높여 스타일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윌슨은 지난 6일 고척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6⅓이닝 6안타와 1볼넷을 주고 2실점하는 호투를 펼쳤다. 팀이 역전패해 승리는 따내지 못했으나, 뛰어난 제구와 경기운영을 앞세워 시즌 4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다 7회 제구력 난조로 1사 만루까지 몰린 뒤 교체된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LG 전력분석에 따르면 이날 윌슨의 포심 직구 구속은 최고 144㎞, 평균 140.1㎞였다. 또다른 직구 계열인 투심은 최고 144㎞, 평균 140.7㎞에 머물렀다. 윌슨은 포심보다는 투심 직구를 주로 던지는데, 두 직구 구속이 모두 지난해만 못하다. 지난 시즌 포심과 투심의 평균 구속은 각각 145.3㎞, 143.2㎞였다. 1년새 대략 3~5㎞가 줄었다.

뿐만 아니라 직구 구사 비율이 지난해 53.4%에서 올해 47.9%%로 감소했다. 반면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 비율은 지난해 46.6%에서 올시즌 52.1%로 늘었다. 특히 커브의 비중이 지난해 28.0%, 올해 39.7%로 크게 높아졌다. 윌슨의 커브는 평균 127.8㎞, 최고 131㎞의 스피드에 낙차가 커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이날 키움 타자들을 상대로도 커브 결정구가 많았다.

윌슨의 구속이 문제가 된 건 시즌 첫 등판인 지난달 8일 NC 다이노스전에서였다. 4⅓이닝 동안 7안타 4볼넷으로 7실점하는 난조를 보였는데, 당시에도 포심과 투심 직구 구속은 140㎞대 초반에 그쳤다. 이후 한 달 사이에 구속은 거의 달라진 게 없다. 윌슨은 지난달 20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포심과 투심의 평균 구속이 각각 143.5㎞, 141.5㎞로 올시즌 최고치 기록한 바 있는데, 그 경기에서 7이닝 4안타 3실점(2자책점)으로 올시즌 유일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그나마 구속 회복 조짐이 보인 경기였다.

윌슨은 지난 시즌 직구 최고 구속 146~150㎞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팀내 4선발인 임찬규 구속과 비슷한 수준이다. 임찬규는 올시즌 직구 구속이 최고 145㎞, 평균 140.6㎞를 기록중이다.

자가격리 여파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윌슨은 동료인 케이시 켈리, 로베르토 라모스와 함께 4월 초까지 2주간 자가격리됐다. 호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간 3월 9일부터 따지면 한 달 동안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한 셈이다. 4월 8일부터 팀 훈련에 참가한 윌슨에게는 훈련량이 부족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같은 처지인 켈리가 직구 구속을 최고 150㎞까지 끌어올린 점을 감안하면 윌슨의 페이스는 확실히 더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직구 구속은 투수에게 굉장히 중요한 무기이자 분석 잣대다. 150㎞에 육박하던 구속이 3~5㎞나 감소한 걸 그냥 지나치기는 힘들다. 직구 구속이 일정 수준 나와야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의 효과가 배가된다. 빠른 직구 자체가 승부구가 될 수도 있다. 윌슨이 제구에 더 신경쓰려고 일부러 구속을 줄인 것은 절대 아니다.

훈련량이든 패턴이든, 이유가 무엇이든 시즌 개막 한 달이 지나고 여름에 접어들면서 윌슨 구속에 변화에 없다면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