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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현장이슈]'한화, 승격코치無' 한용덕 감독, 텅빈 더그아웃서 외로운 지휘

[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투수코치, 타격코치 없이 감독 혼자 어쩌라는지 모르겠다. 2군 코치와 맞교환도 아니고…."

12연패에 지친 걸까, 너무 큰 충격을 받은 걸까. 한화 이글스의 이해할 수 없는 조치가 야구계를 당황시키고 있다.

한화는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전에 앞서 1군 코치 4명을 한꺼번에 말소시켰다.

그것도 감독의 수족으로 불리는 장종훈 수석코치를 비롯해 정민태 투수코치, 김성래 타격코치, 정현석 타격보조코치다. 정식 등록된 코치는 아니지만, 박정진 불펜투수코치도 함께 말소됐다.

문제는 새롭게 등록된 코치가 없다는 것. 더그아웃에는 전형도 작전코치, 고동진 주루코치, 차일목 배터리코치, 채종국 수비코치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경기 전 라인업 교환에는 한용덕 감독 대신 차일목 코치가 나섰다.

결국 한용덕 감독은 투수, 타격 코치의 역할을 한꺼번에 수행하는 신세가 됐다. 4회 채드벨이 흔들리자 직접 마운드에 올라와 대화를 나눴다. 투수 교체 시점에도 한 감독이 마운드에 직접 올랐다. 다른 코치들은 야수 담당 코치들이기 때문. 이쯤 되면 한화 구단의 코칭스태프 운용은 대책 없는 촌극에 가깝다.

한 감독은 현역 시절 120승을 거둔 자팀 레전드 출신이다. 한화와 두산에서 투수코치로도 활약했다. 감독이 수석이나 투수코치 대신 핵심 투수와 소통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하지만 감독이 직접 나서는 것과 감독 말곤 할 사람이 없는 것은 다른 얘기다. 지상파 중계로 인해 낮 2시로 시간대가 변경됐다고는 하나, 1군 핵심 코치진을 대거 말소시키면서 대체할 코치가 없다는 설명은 누구도 납득시키기 어렵다.

한화 관계자는 "오늘 오전 결정됐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의 조치다. 말소된 코치들은 귀가했다. 오늘 경기는 새로운 코치 등록 없이 남은 코칭스태프만으로 치른다. 새로운 코치 등록이나 보직 변경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현장의 한 야구인은 "감독 혼자 더그아웃에서 뭘 하라는 건가. 이런 경우 2군 코치와 스왑(맞교환)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런 경우는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심지어 (불펜코치도 없어)불펜과의 소통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의문스런 조치"라며 고개를 저었다.

한용덕 감독은 올해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한화는 지난달 23일 이래 12연패에 빠져있다. 이날 패할 경우 2013년의 단일 시즌 기준 팀 최다 연패인 13연패와 동률을 이루게 된다. 손발도 없이 연패를 탈출하라며 등을 떠미는 모양새다. 아무리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는 직책이라지만, 한화의 현 성적이 한 감독 혼자만의 잘못이 아님은 야구계 모두가 알고 있다. 텅빈 더그아웃의 한 감독은 한층 외로워보인다.

한화는 외국인 투수 채드벨의 선발 등판으로 분위기 반등을 노렸지만, 채드벨은 4회까지 7안타 5실점한 뒤 강판됐다. 한화는 5회 현재 0대8로 뒤지고 있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