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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개콘' 개그맨 몰카 논란 속 마지막 녹화…21년 장수 예능의 불명예 퇴장(종합)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21년 장수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한 명의 개그맨으로 인해 불명예 종영 위기에 놓였다. KBS 공채 개그맨이 여자 화장실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용의자로 지목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개그콘서트'가 마지막 녹화를 갖는다.

KBS 공개 코미디 '개그콘서트'가 3일 마지막 녹화를 진행한다. 앞서 KBS 측은 달라진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 변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 등의 이유로 변신을 위해 휴식기를 갖는다고 전한 바 있지만,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1999년 8월 첫 방송된 '개그콘서트'가 21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국내 공개 코미디의 부흥기를 이끌었던 '개그콘서트'의 마지막은 '유종의 미'와도 멀어지며 '불명예 퇴장'을 하게 됐다. KBS 32기 공채 개그맨이 KBS 본사 연구동 내 여자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

더욱이 용의자인 개그맨에 대한 네티즌의 추측이 난무하던 중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김용호 전 기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 연구소'가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에 'KBS 공채 32기 개그맨 박대승'이라는 글과 함께 박대승의 사진을 게재, 용의자의 신원을 특정해 더욱 논란이 됐다. '개그콘서트' 관계자는 3일 마지막 녹화에 32기 개그맨들은 참여한다고 밝혔지만 '가로세로 연구소'가 지목한 개그맨 박대승의 참여 여부에는 입을 닫고 있다.

박대승은 '가로세로 연구소'의 지목 이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 계정을 삭제하거나 비공개로 전환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KBS 측 역시 마찬가지다. 논란이 처음 불거진 1일 "해당 사건에 대해서 당사는 확인불가"라는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더니 네티즌들 사이에서 용의자가 특정된 지금까지도 추가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KBS는 "KBS 공채 개그맨은 합격 후 예능국과 1년간 전속으로 계약한 뒤 출연 여부에 따라 출연료를 받기 때문에 KBS 직원이 아니다. 설령 범인이 공채 출신 개그맨이라고 해도 일각에서 '범인이 KBS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하며 발을 빼기에 급급하고 있다.

KBS의 이같은 태도와 안일한 대처 방식에 대중의 비난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특히 KBS를 향한 여성단체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여성민우회는 입장문을 통해 "KBS의 직원이 아니라고 입장을 표명하면 KBS 화장실에 설치된 불법카메라가 없는 것이 되느냐. KBS와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아니더라도 사업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사업주는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감을 갖고 역할을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비판했다.한편, 용의자는 1일 서울 여의도 KBS 연구동 여자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가 적발되자 자수했다.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던 1일 새벽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는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휴대용 보조배터리 모양의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가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곳은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연습실 등이 입주해 있다. 29일 한 KBS 소속 PD가 이 몰래카메라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가 접수된 날은 곧 장기 휴방에 들어갈 '개그콘서트' 출연진이 휴방을 앞두고 마지막 연습을 위해 모인 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현장에서 확보한 불법촬영 기기와 용의자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휴대전화 등을 디지털포렌식해 내용을 분석 중이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