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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인터뷰]'소리없이 강한 남자' 함덕주 '다시 선발로 던지는 꿈을 꾼다'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금은 마무리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언젠가 다시 선발로 가고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두산 베어스 불펜에서 최근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는 좌완 함덕주다.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이형범이 부진하면서 두산은 상황에 따른 마무리 기용을 택했다. 다행히 함덕주의 페이스가 워낙 좋아 최근에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함덕주가 뒷문을 맡고 있다. 함덕주는 27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도 두번째 투수로 나온 박치국이 제구 난조로 흔들리자 긴급 투입돼 2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막아냈다. 김태형 감독은 흡족해하며 "당분간 중요한 순간에는 뒤에 함덕주가 나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28일 SK전을 앞두고 만난 함덕주는 "초반에 팀 불펜 결과가 안좋아서 걱정도 있었는데 앞으로 더 좋아질거라고 생각한다. 언제 나가든 등판 순서만 바꼈다고 생각하고 있고 마무리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서 "작년에는 제구가 많이 문제였었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제구가 잘 되고 있고, 그러다보니 결과도 잘 나온다. 첫 타자 초구 던지는 것을 가장 신중하게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초구, 2구에 강한 공을 던져 유리한 카운트에서 승부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함덕주는 이제 후배들도 제법 많아진 '중참' 투수가 됐다. 함덕주는 "어린 친구들이 대부분 점수차가 많이 벌어져있을때 나가다보니, 그런 상황에서 집중해서 던져야 한단계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언제든지 충분히 필승조가 될 수 있는 선수들이고 늘 준비하라는 조언을 많이 한다"고 했다.

조용해보이지만, 소신과 생각은 뚜렷한 선수다. 함덕주는 "이제 마무리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선을 그은 뒤 "언젠가는 선발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이 있다. 마무리는 심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 한 번 무너졌을때 다시 회복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 털어놨다. 2017시즌에는 9승을 거뒀을만큼 선발로서의 가능성은 이미 점검을 끝낸 함덕주다. 그는 "지금은 우리팀 선발진이 워낙 좋고, 누구 하나 빠지지 않으니 내가 불펜을 던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선발 투수들 다 국가대표급으로 잘하고 있지 않나. 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선발로 던지고 싶다"면서 "구창모나 배제성 등 다른 팀 어린 투수들도 굉장히 잘하고 있다. 자극도 되고, 후배들이 선발로 던지는 활약상을 보면 나도 나중에 (선발로 돌아가면)어떻게 할지 고민도 한다"며 미소지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