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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새로운 '괴물' 안드레, 대전 입단 비하인드스토리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우린 1부리그 갈 수 있어."(대전 하나시티즌)

"그래? 미적거리지 않아서 좋아."(안드레 루이스)

올 시즌 K리그1, 2 통틀어 가장 '핫'한 선수를 꼽으라면 대전의 신입 외국인 선수 안드레(23)다.

안드레는 26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4라운드 안산과의 홈경기(1대0 승)서 결승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4경기 연속 무패(3승1무), 리그 1위 도약을 이끌었다.

유일하게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안드레는 K리그1에서도 탐을 내는 선수가 됐다. 예상치 못한 바는 아니다. 안드레는 시즌 개막 이전 연습경기 부터 입소문으로 '물건이네'라는 소리를 들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개인기를 앞세운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많은 주목을 받는 선수가 됐다.

1부리그에서도 탐을 냈다는 선수가 어떻게 2부리그 대전에 입단할 수 있었을까. 대전이 시민구단에서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하는 과정에서 과감하게 투자했다고는 하지만 '돈'으로만 설명될 일은 아니었다. 기업구단이 아무리 광폭 투자를 한다고 한들 2부리그 시장규모의 한계가 존재하는 데다, 선수 입장에선 2부리그의 핸디캡을 무시할 수 없다.

대전이 안드레를 품게 된 데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안드레는 브라질 프로리그에서 명문이라는 코린치안스 소속이다. 브라질 축구계, 에이전트 사이에서는 대단한 선수로 평가받았다. 재정난에 빠진 코린치안스는 안드레를 해외로 진출시켜 수입을 창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대전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경험 부족한 젊은 선수라는 이유로 제대로 돤 평가를 받지 못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K리그1의 유명 구단은 물론 중국 프로팀의 '관심대상'에 올랐었다. 문제는 비상한 관심에만 그쳤다는 것이다. 안드레에게 가장 눈독을 들였던 중국 프로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 막강한 자본력이 있었기에 이왕이면 '돈'을 더 들여서라도 검증된 선수를 선호했다.

K리그1의 일부 구단도 마찬가지였다. 안드레의 기량을 높게 봤지만 매겨진 몸값 만큼이나 1부리그에서 통할지가 의문이었다. 안드레의 에이전트와 '줄'은 연결해 둔 채 시원한 답을 주지 못하는 '결정장애'가 지속된 것이다.

대전이 재창단 후 선수단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안드레를 뒤늦게 발견했다. 중국과 K리그1 구단이 눈독을 들였지만 최종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데 자신감을 얻었다.

대전 구단이 측면 공격수 영입 대상 최종 후보로 추린 선수가 포르투갈 출신 A선수와 안드레 등 2명이었다. 황선홍 감독과 소통을 거친 끝에 신생팀 콘셉트에 맞게 젊은 선수를 키워보자는 의기투합으로 안드레를 낙점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안드레가 2부리그 대전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1부리그 팀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한데 안드레는 대전을 선택했다. 대전 구단 관계자는 "안드레 입장에서는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구단보다 '네가 꼭 필요하다. 당장 영입하고 싶다'고 적극성을 보여준 대전에 대해 '나를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팀에서 뛰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는 에이전트의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대전은 협상의 기술 차원에서 막연한(?) 공약을 제시하기도 했단다. "지금은 비록 2부리그에 있지만 1부리그로 올라갈 것이다. 1부리그에 대한 미련은 버려도 좋다."

안드레 역시 1부리그 진입을 위해 투자는 물론 강한 의지를 쏟아부을 준비가 돼 있는 대전에 호감을 가졌다고 한다. 그렇게 예상밖으로 영입한 안드레는 또 다른 '예상밖 선물'도 안고 왔다. 장신 공격수 바이오다. 지난해 전남에서 임대 선수로 뛰었던 바이오가 전남 잔류와 타 구단 이적을 놓고 고민하던 중 대전을 택한 결정적 이유가 안드레였다고 한다. 같은 브라질 출신으로 안드레의 존재감을 잘 알고 있던 바이오는 안드레가 대전에 입단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없이 '안드레 따라갈래. 그래야 내 플레이도 살 수 있어'를 선언했다는 게 대전 구단의 설명이다.

대전 관계자는 "바이오까지 달고 온 안드레가 시즌 초반이지만 펄펄 날고 있으니 이런 보물이 어디 있겠나. 지금은 임대 신분이지만 완전 영입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