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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포커스]'선발야구 정착한' KIA-한화-KT, 가을을 꿈꾸게 한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KT 위즈의 공통점은 뭘까.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이들 세팀은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5강 후보로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오프시즌 동안 전력 보강이 없었고, 투타에 걸쳐 물음표가 많이 달렸기 때문이다. 실제 세 팀은 시즌 개막 후 팀당 16~17경기를 치른 시점서 중하권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뚜렷한 반등 요소를 갖추고 있어 판도를 언제든 바꿀 수 있는 팀으로 평가된다. '선발야구'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NC 다이노스의 힘이 선발야구인 것처럼 KIA, 한화, KT도 안정된 로테이션을 앞세워 계산 가능한 레이스를 펼친다는 공통점을 나타내고 있다.

23일 현재 선발 평균자책점 순위를 보면 NC가 2.54로 압도적인 1위고, 한화와 KIA가 나란히 3.71로 공동 2위, KT가 4.02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서다. KIA가 이날 SK 와이번스를 물리치고 5연승을 달리면서 공동 4위로 올라갈 수 있었던 것도 선발진의 힘에 비롯됐다. 5연승 동안 선발투수들이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양현종, 애런 브룩스, 이민우, 드류 가뇽, 임기영으로 이어지는 5인 로테이션이 강력하다.

브룩스는 이날 SK전에서 6⅔이닝 7안타 3실점의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150㎞를 웃도는 빠른 공과 안정된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 등 양현종과 원투펀치를 이룰 자질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가뇽 역시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3.86을 올리며 서서히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임기영은 지난 2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8이닝 5안타 1실점의 빛나는 투구로 선발 유망주로 꼽히던 2017년 전반기를 연상케했다. 풀타임 첫 선발을 맡게 된 이민우도 5~6이닝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화 선발진은 퀄리티스타트를 10차례나 기록해 이 부문 1위다.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던진 '퀄리티스타트+'도 5개로 1위. 에이스 워윅 서폴드를 비롯해 김민우 김이환 장민재 장시환 등 토종 투수들의 역투도 빛난다. 서폴드는 개막전 완봉승을 포함해 4경기서 평균자책점 2.25를 마크했다.

2015년 입단해 가능성만 보여줬던 김민우는 4경기에서 24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 기량을 꽃피울 조짐이다. 7이닝 1실점, 7이닝 무실점으로 던진 경기도 있다. 승운이 따르지 않을 뿐, 선발 한 축을 든든히 맡길 수 있는 재목이다. 입단 2년차인 김이환은 3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3.14를 올렸다. 시즌 첫 두 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올렸던 장시환은 지난 19일 KT전에서 주춤한 게 다소 걱정이다. 한화는 또다른 외국인 투수 채드벨이 다음 주 복귀가 예정돼 있어 토종 선발중 누구를 제외할 지 고민이 될 수 있다.

KT도 선발야구가 자리잡은 모습이다. 9번의 퀄리티스타트는 NC와 함께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 배제성, 소형준, 김 민으로 연결되는 5인 로테이션이 확고하다. 에이스라고 믿고 데려온 데스파이네는 4경기에서 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포함해 평균자책점 2.25로 강력한 포스를 뽐냈다. 150㎞가 넘는 직구와 투심, 커터,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앞세워 KBO리그를 접수중이다.

배제성의 경우 최근 2경기 연속 7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을 했고, 김 민 역시 최근 2경기 연속 안정된 투구로 승리를 안았다. 신인 1차지명 소형준이 지난 21일 한화전서 5⅓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이전 2경기에서 연승을 달렸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확인한 셈이다. 쿠에바스가 다소 들쭉날쭉하나 지난해 13승을 거둔 투수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꾸는 이들 세 팀이 주목받는 이유는 선발진이 강하기 때문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