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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연습경기 0승' 한화의 키워드 '벌떼야구', 채드벨 공백 메울 선봉장 누굴까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0승 2무 4패, 마지막 경기 3실책 15실점. 상처 가득한 팀간 연습경기를 딛고 KBO리그 개막을 준비하는 한화 이글스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올시즌 한화는 지난해와 달리 라인업에 깊이가 생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축 선수 이용규 하주석이 복귀했고, 장시환 정진호 이해창 등 베테랑들이 가세했다. 내부 FA 정우람 김태균 이성열 윤규진과도 트러블 없이 계약을 마쳤고, 노시환 김이환 장진혁 등 젊은 선수들은 한층 성장해 주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늦어진 개막이 오히려 호재가 됐다는 평도 나온다.

그렇다면 한용덕 감독은 다시 가을야구의 소망을 이룰 수 있을까. 타선의 경우 연습경기 타율 2할5푼4리, 팀 OPS(출루율+장타율) .687의 기록은 리그 평균 수준이다. 팀 OPS 1위 롯데 자이언츠(.850)를 비롯해 KT 위즈, LG 트윈스 정도가 눈에 띌 뿐, 한화의 기록도 나쁘진 않다. 올봄 구입한 각종 첨단 장비가 타격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는 게 현장의 평가다. 이성열(17타수7안타)과 제라드 호잉(18타수7안타)의 활약도 빛났다.

하지만 경기당 평균 2개가 넘는 14개의 병살타가 번번이 공격의 맥을 끊었다. 10개 구단 중 독보적 1위다. 6대0에서 기적 같은 추격전으로 무승부를 이룬 KIA 타이거즈 전의 마무리도 병살타였다.

빈곤한 장타력도 아쉬웠다. 이성열이 LG 전에서 때린 1개가 팀 홈런의 전부다. 6경기 중 5경기에서 선취점을 내줬고, 대부분 추격 끝에 패했다는 점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일발 장타의 부족이 드러난다.

마운드에는 빨간 불이 켜졌다. 외국인 선수 채드 벨이 팔꿈치 염증으로 이탈했다. 복귀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1선발 워윅 서폴드는 아직 2주간의 자가 격리 후유증에서 완벽히 회복하지 못했다. 장시환과 장민재도 인상적인 활약은 아니었다. 김민우는 직구 구속이 경기 도중 150㎞를 찍을 만큼 컨디션이 올라왔지만, 그에 걸맞는 위력을 실전에서 보여줘야한다. 마무리 정우람만이 건재했다.

한 감독은 1일 KT 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막이 늦어진 시즌인 만큼 초반 분위기 몰이가 중요하다. 시즌초에 승기를 잡아야한다. 원투펀치 중 한 명이 빠진 만큼, 초반부터 단기전처럼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상황에 맞춰 예비 선발의 1+1 전략은 물론 불펜 총동원령을 내려 '벌떼 야구'도 고려하겠다며 치열한 순위 싸움 각오를 밝혔다.

한화의 기존 5선발은 두 외국인 투수와 장시환 장민재 김민우다. 6선발로 고려되던 김이환 임준섭 김범수 이현호 등의 활용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올봄 눈에 띄게 기량이 향상되며 연습경기 평균자책점 0을 찍은 김진영과 신정락의 활약도 기대된다. 이기는 경기에는 필승조 이태양 박상원 안영명, 마무리 정우람까지 최대 전력이 가동될 예정이다.

한 감독은 "부임 이후 선수들의 시즌 준비가 가장 잘된 시즌이다. 청백전이나 연습경기는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일 뿐이다. 정규시즌에는 다를 것"이라며 수차례 자신감을 드러냈다. 계약 마지막 해인 만큼 감회가 남다를 올해다.

한화는 지난 2006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2007년 3위를 차지한 뒤 긴 암흑기를 보내야했다. 한 감독의 부임 첫해인 2018년 가을야구 진출은 한화에겐 11년만의 감격이었다. 한화가 또한번 가을 잔치의 초대장을 받을 수 있을까. 한화는 5월 5일 SK 와이번스와의 인천 원정을 시작으로 새로운 시즌에 돌입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