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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얼마에 합의할까?'…리틀빅픽처스vs콘텐츠판다, '사냥의 시간' 협상테이블 앉았다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넷플릭스 상영을 하루 앞두고 이중 계약 문제로 상영이 금지된 추격 스릴러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 싸이더스 제작).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냥의 시간'의 상영을 위한 투자·배급사 리틀빅픽처스와 해외 배급 대행사 콘텐츠판다가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이제 '사냥의 시간' 상영을 위한 쟁점은 법원의 판결로 우위에 선 콘텐츠판다가 리틀빅픽처스에게 얼마의 합의금을 요구하느냐가 관건이다.

콘텐츠판다는 10일 오후 스포츠조선을 통해 "콘텐츠판다와 리틀빅픽처스의 실무진이 오늘(10일) 오후부터 '사냥의 시간' 상영에 대한 논의를 위해 회의를 갖고 있다. 이 회의가 언제 마무리가 될지, 또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결과가 나와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제훈, 박정민, 최우식, 안재홍, 박해수 주연의 '사냥의 시간'은 2011년 영화 '파수꾼'에서 10대 청춘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본 섬세한 연출력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괴물 신예'로 등극한 윤성현 감독이 9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와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올초 한국 영화 최초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다.

'사냥의 시간'은 당초 2월 26일 국내 개봉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연기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 넷플릭스와의 단독 계약으로 우회로를 선택했다. '사냥의 시간'은 10일 오후 4시(한국시각)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서 동시 공개될 예정이었다. 순 제작비 90억원, 마케팅 비용을 더해 총 제작비 115억원이 들어간 '사냥의 시간'은 넷플릭스와 약 120억원에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리틀빅픽처스는 콘텐츠판다와 끝내 조율을 이루지 못해 잡음을 일으켰다. 콘텐츠판다는 리틀빅픽처스가 넷플릭스를 통한 단독 개봉을 천명하자 콘텐츠판다를 통해 이미 약 30여개국에 선판매됐고, 추가로 70개국과 계약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리틀빅픽처스가 사전 논의없는 넷플릭스와의 이중계약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더 나아가 법정대응으로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또한 지난 8일 콘텐츠판다가 리틀빅픽처스를 상대로 제기한 '사냥의 시간' 해외 판매금지가처분 및 상영금지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며 콘텐츠판다의 손을 들어준 것. 재판부는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국내를 제외한 전 세계의 극장, OTT(Over-The-Top, 인터넷을 통하여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텔레비전(지상파, 케이블, 위성 방송 포함)을 통해 상영 및 판매는 물론 비디오·DVD 가공 및 판매, 배포를 비롯한 모든 방법의 해외 공개를 불허했다.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 공개를 하루 앞둔 법원의 상영금지가처분 인용으로 인해 리틀빅픽처스와 넷플릭스는 그야말로 '멘붕' 상태를 맞았다.

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리틀빅픽처스는 곧바로 넷플릭스와 내부 회의에 돌입했고 논의 끝에 넷플릭스 공개를 보류하기로 결정, 9일 관객들에게 보류 발표 소식을 전했다. 무엇보다 넷플릭스는 '사냥의 시간'이 국내 공개가 가능함에도 전 세계 공개를 목표로 한만큼 전 세계 공개를 보류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 공개와 더불어 이후 계획된 GV(관객과의 대화), 국내 및 해외 인터뷰 등 각종 일정도 전부 취소했다.

그리고 10일 리틀빅픽처스는 협상테이블을 마련, 본격적인 콘텐츠판다와 '사냥의 시간' 합의에 나섰다. 앞서 콘텐츠판다 측은 "한국 영화계 전체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으며 리틀빅픽처스와의 협상 채널은 열려있다"고 타협의 문은 열어놓았다.

리틀빅픽처스가 공식입장에서 언급한바로는, 콘텐츠판다의 '사냥의 시간' 해외 세일즈 성과는 약 14개국으로 입금된 금액은 약 2억원이다. 전체 제작비의 2%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인데, 이번 사태로 인해 리틀빅픽처스가 콘텐츠판다로부터 받은 2억원은 물론 위약금 형식의 +α금액을 더한 합의금을 제시해야 콘텐츠판다 역시 마음을 움직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통상 업계가 예상하는 선은 2배 혹은 3배의 위약금을 더한 합의금 5~6억원이지만, 상영금지 칼자루를 쥔 콘텐츠판다가 벼랑 끝에 몰린 리틀빅픽처스를 압박하기 위해 더 높은 합의금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 보는 이들도 많다. '콘텐츠판다가 넷플릭스와 계약한 금액의 약 30% 수준까지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는 말들이 나오는 가운데 리틀빅픽처스가 무사히 '사냥의 시간'을 공개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영화계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