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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분석]'타격폼 전면 수정중' 박해민의 기술적 변화, 자세히 들어봤더니...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캡틴 박해민(30).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섰다.

길어지는 청백전에 주전급 선수들 대부분 출전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박해민은 다르다. 매 경기 리드오프로 경기에 나선다.

쉼 없는 실전 경기. 이유가 있다. 큰 변화의 내재화를 위한 승부수다.

박해민은 오키나와 캠프부터 현재까지 이어온 전면 수정 타격 폼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새로운 자세에 적응하느라 그동안 가시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KBO 실행위를 통해 5월 개막이 윤곽이 드러난 지난 7일, 박해민은 오랜 침묵을 깨고 시동을 걸었다.

7일 오후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3루타 포함, 3타수2안타 2득점, 2도루, 1볼넷으로 맹활약 했다. 8일 청백전에서도 4사구를 무려 3개나 골라 출루하면서 득점과 도루도 성공시켰다.

5월1일(혹은 5일) 개막에 맞춰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 연기된 개막 일정이 도움이 되고 있다. 바뀐 폼에 적응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박해민은 "겉으로 봐서는 작년과 달라진 점이 안 보일 수도 있지만 완전히 다르다. 아직 완성도가 높지 않지만,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박해민은 오키나와 캠프 당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전면 수정 타격폼에 대해 기술적으로 세세하게 설명했다. 큰 틀에서의 전체적인 변화 방향은 '전진, 앞으로'다. 박해민은 "그동안 중심을 뒤(포수쪽)에 두고 방어적으로 타격을 해왔다. 하지만 김용달 코치님과의 상의 끝에 모든 것을 바꿨다. 삼진을 안 당하려고 뒤에 뒀던 포인트를 과감하게 앞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째, 대기 자세에서 중심 축이 바뀌었다. 뒤에서 앞으로다. 박해민은 "예전에는 체중이 뒷쪽에 80% 있었다면 지금은 반대로 앞쪽에 중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삼진을 안 먹으려 뒤에 놓고 끝까지 보고 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 코치님께서 '오히려 그럴수록 더 삼진을 많이 먹고 소극적 배팅이 되니까 공격적으로 앞으로 나가면서 과감하게 중심 이동을 해보라'고 하셨다. 소극적 방어가 아니라 적극적 공격을 위해 앞으로 나가다가 볼이 오면 참는 식이다.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타석에 서있는 위치가 바뀌었다. 배팅 케이지 안에서 최대한 포수 쪽으로 서서 치던 것을 투수쪽으로 옮겼다. 타자는 타석 위치에 예민하다. 배터스박스 뒤에서 치던 타자가 앞으로 이동하면 빠른 공에 대한 대처 등 심리적으로 살짝 불안해질 수 있다. 하지만 박해민은 "예전 2015년, 2016년 당시 (구)자욱이 이야기 듣고 앞에서 친 적이 있다. 크게 불안하지 않다. 한 걸음이라도 1루 쪽으로 다가가 빠른 발을 살리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셋째, 임팩트 시 손의 위치가 바뀌었다. 감아치던 것을 던져치고 있다. 박해민은 "손목을 최대한 안 쓰려고 노력중이다. 감아치는 스윙을 안하기 위해서다. 김 코치님께서 감아칠 경우 배트와 공이 만나는 면이 줄어들어 변화구에 약점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하셨다"고 설명했다. 센터 쪽으로 툭 던지는 느낌으로 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타구 방향도 3루와 유격수 쪽으로 많이 보낼 수 있다. 장기인 빠른 발 활용을 극대화 해 내야안타도 늘릴 수 있는 변화다.

변화가 서서히 몸에 익숙해지면서 응용력도 생기고 있다. 박해민은 "전지훈련 초기에는 김용달 코치님께서 알려 주시는 100% 그대로 받아들이며 연습했지만, 지금은 코치님과 의사소통을 통해 내게 맞는 (편안한) 점은 그대로 가져가고, 코치님이 가르쳐 주시는 부분을 응용해서 수정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 노력 끝에 변화가 자신만의 폼으로 정착해 가고 있다는 신호다.

'올 뉴 박해민'으로 불릴 만한 전면적인 변화. 오랜 습관을 하루 아침에 버리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김 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하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바꿨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죠."

시련 없는 변화는 없다. 노력 없는 대가도 없다. 박해민은 겨우내 구슬땀을 그 누구보다 많이 흘렸다.

목표는 개인의 반등만이 아니다. 침체기에 빠져있는 팀을 살려야 한다는 뉴 캡틴으로서의 책임감도 단단하다. 공격의 출발선상에 선 자신이 경기를 풀어가야 팀이 산다는 사실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큰 변화의 기로에 선 박해민. 몸에 꼭 맞는 새로운 타격폼을 완성할 시간은 충분하다. 2020시즌, 캡틴의 도약이 기대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