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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포커스]'격리해제' 15명의 외인 선수들, 개막 전 20일은 충분한 시간일까

[KBO(도곡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20 프로야구, 드디어 개막 로드맵이 나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7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제5차 긴급 실행위원회를 개최했다.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3시간 여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향후 2주간 사회적 분위기를 살핀 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 된다면 21일부터 구단 간 연습경기를 실시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개막은 5월 초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된 5월 초 개막 일정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최근 신규 확진자가 50명 아래(47명)로 떨어졌다. 비록 누적 확진자는 1만 명 선을 넘어섰지만 완치율이 64.2%에 달한다. 완치 환자가 신규 확진자를 넘어서면서 현재 치료중인 환자 수는 나날이 감소하고 있다. 가장 큰 위험요소였던 해외 유입 사례는 최근 정부와 지자체가 '모든 해외 입국자 2주 격리'를 의무화 하면서 서서히 안정화 될 조짐이다.

현재 KBO가 구상중인 개막일은 '5월 1일 혹은 5월 5일' 둘 중 하나다. 류대환 총장은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전제 하에 5월 1일 혹은 5일 중 하나가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KBO는 향후 일주일 간 추이를 본 뒤 14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구체적 개막날짜를 확정할 예정이다.

개막날짜 조기 확정은 각 구단 선수단에 중요한 문제다.

개막에 맞춰 미리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선발 투수는 최소 2주 전 투구수와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암흑 같던 터널 끝에서 만난 빛줄기 같은 반가운 개막 소식. 하지만 모두가 행복한 건 아니다. 걱정이 앞서는 선수와 구단도 있다.

10일 전후로 2주간의 격리 해제를 앞둔 키움, 한화, 삼성, LG, KT 5개 구단과 외국인 선수들이다. 해외 캠프를 마친 뒤 각자 고향으로 돌아갔던 5개 팀 외인들은 미국 등 현지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자 지난달 말 뒤늦게 입국했다. KBO는 혹시 모를 감염 방지를 위해 이들 구단에 대해 2주간 격리를 강력 권고했다. 구단마다 불만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안전이란 대의를 위해 15명의 외국인 선수들은 전원 격리 조치를 수용했다. 보름 간 숙소에만 머물며 간단한 실내 운동만 소화했다.

가뜩이나 이들 15명은 해외 캠프를 마친 지난달 초부터 개인 훈련만 해왔던 터. 약 한달간 팀에서 떨어져 나와 단체와 실전 훈련을 전혀 하지 못한 셈이다.

이러한 장기간의 실전 공백을 감안하면 거의 처음부터 새로 몸을 만들다시피 해야 한다. 특히 선발 투수의 경우, 충분한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완벽한 경기 컨디션을 다시 만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달여의 시간이 필요하다. 해당 5개 구단 선발 투수들은 모두 각 팀의 원-투 펀치다. 5월 1일에 개막한다면 첫 로테이션에서 정상적 선발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는 투수들이 속출할 수 있다. 시즌 초반, 우려했던 전력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는 대목.

7일 KT위즈 파크에서 격리해제된 외인 선수들을 만난 KT 이강철 감독은 "면담을 해본 결과 21일이나 22일부터 투구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더라. 시즌 초반에는 길어야 2~3이닝 정도를 소화하는 형태가 될 듯 하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격리 기간 홈 트레이닝 등으로 컨디션 유지를 했다고 해도 유산소 운동이나 투구를 하지 못한 만큼 몸이 굳어질 수밖에 없다"며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가 '다시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개념으로 접근하겠다'고 하더라. 5월 초에 개막을 한다고 해도 곧바로 선발 등판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망했다.

지연 입국을 결정할 당시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 해당 선수와 구단이 부담을 떠안는 수 밖에는 뾰족한 묘안이 없다. 당사자와 해당구단의 '벙어리 냉가슴'이 깊어질 전망이다.

개막을 향해 급물살을 타고 있는 2020 프로야구. 과연 격리 해제된 외국인 선수들에게 남은 20일은 충분한 시간일까. 현재로선 우려의 목소리가 존재한다.

KBO(도곡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