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추신수(38)에 이어 텍사스 레인저스 최고 경영진도 베풂에 나섰다. '베푸는 스타' 추신수의 소속팀다운 배포다.
텍사스는 올시즌 개폐형 돔구장 글로브 라이프 필드를 개장할 예정이었다. 이전 홈구장인 글로브 라이프 파크는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텍사스의 찌는듯한 더위에 그대로 노출된 야외 구장이었기 때문. 2017년 9월에 새 구장 건설을 시작, 2020시즌에 화려하게 선보일 계획이었다.
구장은 예정에 맞춰 멋지게 완성됐지만, 뜻하지 않은 변수가 등장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메이저리그(MLB) 개막이 하염없이 늦어지게 된 것. 미국 경제 전체의 돈줄이 마르면서 텍사스 구단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다. 미국내 모든 스포츠 및 대규모 행사는 '올스톱' 상태다. 빈 경기장을 활용할 방법도 사실상 없다.
지역매체 댈러스 모닝뉴스에 따르면 존 다니엘스 사장 겸 단장을 비롯한 텍사스 최고 경영진은 당분간 급여의 20%를 삭감하는데 동의했다. 매체에 따르면 텍사스 구단은 5월중 소속 직원들의 월급 삭감, 지급 연기, 정리 해고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에 텍사스 경영진은 구단 직원 일부를 해고하는 대신 자신들의 급여를 깎기로 결정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MLB 업계 전반의 베풀기는 단연 돋보인다. 앞서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MLBPA)는 소득이 끊긴 마이너리거들과 메이저리거들에 대해 4~5월 두달간 생계지원금 지불에 합의했다. 마이너리거는 4~5월 두달간 3200달러(약 393만원), 메이저리거는 같은 기간 28만6500달러(약 3억5100만원)을 받게 된다.
금액의 기준은 기존 연봉과 무관하게 풀타임 메이저리거, 스플릿 계약, 마이너리거 등 기존 계약의 성격에 달렸다. 동일한 자격을 지닌 선수들에게는 같은 생계비가 주어진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부터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까지, 최저 연봉의 신인부터 수퍼스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까지 모든 메이저리거가 동일한 금액을 받는다.
여기에 추신수는 "23세 마이너리거 시절의 가난함을 잊지 않았다"며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거 191명에게 각 1000달러(약 123만원)을 지원한 미담이 공개되며 찬사를 받았다. 코로나19와 맞서 싸우는 대구에도 2억원을 선뜻 기부했다. 지금은 7년간 1억4000만 달러(약 1723억원)를 받는 스타의 묵직한 품격이다.
추신수 외에 저스틴 벌렌더(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각각 28만 달러와 25만 달러를 기부, MLB 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