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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국에 정상적으로 리그를 진행하는 나라가 있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일상이 마비된 가운데, 축구 시계마저 멈췄다. 매일매일 지구촌 어딘가에서 열리고 있다던 축구가 사라졌다. 유럽 뿐만 아니라 아시아, 남미 등도 모두 리그를 중단한 상태. 빅리그는 물론, 중소리그 가릴 것 없이 모두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과 반대로, 아주 드물지만 여전히 함성소리가 울려퍼지는 곳도 있다.

AP통신은 5일(한국시각) '타지키스탄 프로축구가 지난 시즌 1부 리그 우승팀과 타지키스탄 축구협회컵(FA컵) 우승팀 간의 단판 경기인 슈퍼컵을 '무관중'으로 치르며 새 시즌 일정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의 영향으로 가장 먼저 리그를 중단했던 아시아에서 프로리그를 진행한 것은 타지키스탄이 처음이다.

지난 시즌 1부 리그 우승팀 이스티크롤이 경기 종료 2분 전부터 동점 골과 역전 골을 꽂아 넣으며 FA컵 우승팀 후잔트를 2대1로 제압, 슈퍼컵 우승을 차지했다. AP는 '텅 빈 경기장에 '코로나19를 멈춰라'라는 플래카드만 붙은 가운데, 경기 뒤 선수들과 코치진은 평소처럼 한데 어우러져 악수와 포옹을 나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타지키스탄에서는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타지키스탄이 새롭게 개막하며 주목을 받은 가운데, 이전까지는 단연 벨라루스 쪽에 눈길이 쏠렸다. 벨라루스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리그를 진행하고 있는 나라다. 지난달 19일 2020시즌을 시작한 벨라루스 프리미어리그는 지난달 19∼22일 1라운드, 28∼30일 2라운드를 정상적으로 진행했고, 이번 주말에도 일정이 이어졌다.

벨라루스에선 35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4명이 사망했다. 확진자 수만 보면 다른 국가보다 높지 않은 편이지만, 지난달 31일에 첫 사망자가 나오고 이달 1∼2일 사이 확진자가 100명 넘게 늘어나는 등 안심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벨라루스 정부는 국제적인 예술, 스포츠, 학술 행사를 6일까지 중단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방역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축구 리그만큼은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세르헤이 자르데츠키 벨라루스축구협회 사무총장은 3일 ESPN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리그를 중단할 이유가 없다"며 "우리는 의료 시스템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계속 리그를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넘쳐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축구가 휴식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벨라루스 리그에는 평균 1000여명의 관중이 찾고 있다.

이 밖에 중미의 니카라과, 아프리카 부룬디까지 총 4개국에서 리그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 리그는 축구에 목마른 팬들과 스포츠 도박 산업으로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전까지 전혀 주목을 받지 못했던 벨라루스와 니카라과 리그는 연일 전세계 베팅사이트 메인화면을 장식하는 등 때아닌 호황을 이루고 있다. 이들이 리그를 운영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니냐'는 의심이 이어지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