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올해 KBO리그의 개막이 계속 연기되며 야구팬들을 아쉽게 하고 있다. 하지만 SBS '스토브리그'에 이어 야구팬들이 보면 미소지을만한 드라마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인기리에 방영중인 tvN 목요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이하 슬의생)에는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이름들이 대거 등장한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 이영하이 출연하고 롯데 자이언츠 안치홍, 키움 히어로즈 한현희도 나온다. 물론 캐릭터 이름만 그렇다.
'슬의생'에는 유난히 프로야구 선수들과 동명이인이 많다. 이익준(조정석)의 간담췌외과의 전공의 이름은 장겨울, 종세혁, 소속 간호사들은 송수빈, 이영하, 김재환, 국해성, 함덕주다. 이영하와 함덕주는 두산의 투수, 김재환 국해성은 외야수 이름과 같다. 두산에 송수빈과 종세혁은 없지만 외야수 정수빈과 포수 박세혁은 있다. 이익준과 비슷한 임익준이라는 한화 이글스 선수도 있다.
흉부외과 김준완(정경호) 교수의 이름은 NC 다이노스의 김준완 선수와 같고 전공의 도재학(정문성) 대신 NC에는 투수 이재학이 있다.
채송화(전미도) 교수와 함께하는 레지던트 용석민, 안치홍, 허선빈의 이름에서는 왠지 KIA 타이거즈의 윤석민, 김선빈 그리고 KIA에서 올해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한 안치홍이 떠오른다. 간호사 황재신도 KT 위즈의 황재균과 비슷하다. 산부인과 간호사 한승주, 은선진은 한화의 한승주, 오선진이 떠오르고 소아외과 간호사 한현희는 키움 히어로즈의 투수 이름과 같다. 응급의학과 의사이름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한 전 SK 와이번스 김광현과 비슷한 봉광현이다. 율제병원장 이름은 아예 주전(조승연)이다.
사실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는 전작 '슬기로운 감빵생활'(이하 슬빵)과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야구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자주 활용해왔다. '슬빵'의 주인공 제혁(박해수)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의 마무리 투수로 설정됐다. '응답하라 1994'에서 칠봉이 역의 유연석은 마치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해외로 진출했던 특급 투수 박찬호와 조성민을 믹스해놓은 것 같은 이미지였다.
'응답하라 1997'과 '1994'에서 성동일의 직업은 LG 트윈스를 떠올리게 하는 서울 쌍둥이팀의 코치였다.
이같이 이들의 작품에 야구가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신 PD와 이 작가가 실제로 소문난 야구팬이기 때문이다. '슬빵'때는 제혁 캐릭터를 위해 여러 구단과 접촉하다 결국 서울 연고의 키움 선수라는 설정이 되기도 했다. 때문에 의사들의 생활을 다룬 '슬의생'에 야구 관련 캐릭터를 등장시키기 애매해 등장인물의 이름으로 대체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디테일한 연출로 정평이 나있는 신 PD와 이 작가의 작품에 의사 관련, 야구 관련 인물이나 에피소드가 등장하지 않은 적이 드물다. 때문에 '슬의생'이 진행되면서 야구관련 에피소드가 등장할 지 모르는 일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