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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플레이어]'올 뉴 김동엽', 그를 바꾼 父 김상국 감독의 한마디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20년 삼성 라이온즈 과제 중 하나는 거포 발굴이다.

다린 러프의 공백으로 한방을 날릴 수 있는 포가 절실해졌다.

공인구 반발력이 줄어든데다 홈런의 중요성을 폄하하는 시선도 있지만, 그래도 홈런은 야구의 꽃이다. 결정적 순간에 터지는 홈런은 흐름을 한방에 바꿀 수 있다. 불안하던 리드를 굳히며 쉽게 이길 수 있고, 깜짝 역전을 선물하는 것 역시 홈런이다. 게다가 삼성의 홈 구장은 홈런이 잘 터지는 라이온즈파크다. 상대팀의 홈런 세리머니를 구경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새로운 거포발굴, 희망이 보인다. 외야수 김동엽(30)이다.

희망을 펑펑 쏘아 올리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 당시 3할대 후반의 고타율과 멀티 홈런을 날렸던 김동엽은 귀국 후에도 변함 없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경기 연속 홈런포다. 첫 청백전에서 원태인을 상대로 결승 투런포를 날리더니, 두번째 청백전에서는 윤성환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날렸다. 2개의 홈런이 모두 삼성의 주전 선발 투수를 상대로 나왔다.

홈런 뿐 아니다. 정확도도 늘었다. 2경기에서 7타수4안타(0.571), 2홈런, 3타점, 1볼넷이다. 8타석에서 삼진은 단 한차례도 없었다.

겨우내 김동엽은 완전히 달라졌다. 타석에서는 레그킥을 장착했고, 수비에서는 왼손 스로윙을 시작했다. 두가지 모두 실패에 대한 부담이 있는 중대한 변화였다.

'올 뉴 김동엽'으로의 전환. 성공적이다.

투-타 변화의 정착 과정.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김동엽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단 한 순간도 쉬지 않았다. 시즌 후에는 일본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귀국 후에는 이승엽 선배가 훈련하던 센터의 도움으로 1년을 버틸 수 있는 탄탄한 몸을 만들었다. 오키나와 캠프도 충실하게 소화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당장이 아니라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언젠가 반드시 보답을 한다.

늘 겸손하기만 한 그의 입에서 조심스레 "잘할 자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는 이유다.

"작년에는 생각이 많았어요. 한번에 무너지니까 생각이 많아지고 두려움도 느꼈거든요. 이제는 더 떨어질 데도 없어요. 자신감이 떨어지는 걸 커버할 만큼 훈련을 많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의 차이가 행동이 차이를 만든다. 스스로를 믿지 못했던 작년과 달리 엄청난 훈련량으로 무장한 김동엽은 이제 자기 확신을 가지고 타석에 선다. 확신 없는 어정쩡한 스윙은 더 이상 없다.

무엇이 그를 바꿔놓고 있을까.

아버지인 김상국 전 천안북일고 감독이다. 빙그레 이글스 창단멤버로 전성기를 이끌었던 명포수 출신. 김 감독은 아들의 야구인생을 이끈 멘토였다. 지난 시즌을 고민 속에서 마친 김동엽은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했다.

누구보다 아들을 잘 아는 아버지. 긴 말 하지 않았다. 딱 한 마디를 툭 던졌다.

"내 생각에는 결국 연습 부족이었던 것 같다."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던 '성실파' 김동엽으로선 쇼크였다. 노력에는 끝이 없다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다시 배트를 쥐었다. 그리고 변화를 향해 성큼 나섰다.

"조금이라도 더 하려고 했고, (변화가) 익숙해질 때까지 하려 하고 있습니다."

땀으로 바꿔가는 '올 뉴 김동엽'의 2020 시즌.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