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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실행위 '5 vs. 5' 첨예한 대립? 4월 개막이면 다행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외국인 선수들의 자가격리가 구단간 전력 변수로 등장한 가운데 KBO가 이 문제를 31일 실행위원회에서 다룬다.

KBO는 지난 26일 각 구단에 공문을 보내 그 이전 입국한 외국인 선수들을 2주간 자가격리하라고 강력 권고했다. LG 트윈스,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5개팀 외국인 선수 15명이 대상이다. 이들은 정부가 미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정한 의무적 자가격리 기준인 27일 0시 이후 입국자는 아니지만, KBO는 프로야구의 안전과 사회적 방역 노력 참가 차원에서 권고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외국인 선수들은 모두 숙소에서 자가격리를 이행중이다. 이들은 소속팀 트레이닝 파트에서 마련해준 실내 훈련 프로그램을 받아 숙소 방 또는 거실에서 간단한 운동을 하고 있다. 아령, 튜브 등을 이용한 근력 및 순발력 운동 정도다. 하지만 팀 동료들과 떨어져 제한된 공간에서 하는 운동은 별 효과가 없다. 사실상 훈련 중단 상태라고 봐야 한다.

이 때문에 이들은 자가격리를 마치고 팀에 복귀하면 몸 만들기를 사실상 다시 시작해야 한다. 투수의 경우 어깨와 팔꿈치 근력, 타자의 경우 허리와 하체 근력이 이전과 같을 리 없다. 보통 훈련 중단 이전의 근력 상태를 회복하는데 최소 1주일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KBO의 조치 이후 해당 5개팀이 시즌 개막을 늦추거나 정규시즌 초반 매치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형평성을 확보해 달라고 요구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다른 5개팀 외국인 선수들과 같은 조건에서 정규시즌을 시작해야 한다는 논리다.

LG 류중일 감독은 최근 "투수는 근육이 다 빠져나가 3주는 더 훈련해야 정상적으로 던질 몸이 된다. 호텔 피트니스도 못가고 나갈 수도 없고. 마음 같아서는 사람 없을 때 한강에서 뛰라고 하고 싶을 정도다. 국가적 사안이라 마음대로 할 수 없으니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KT 이강철 감독 역시 "투수는 1주일만 쉬어도 다시 시작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은 4월 6일부터 훈련이 가능한데, 그러면 공은 그 2주 뒤에 던질 수 있다. 4월 말 개막하면 어렵다"고 했다. 두 사령탑 모두 훈련 중단으로 인한 폐해를 이야기한 것이다. 현실적으로 감독이라면 걱정해야 할 내용이고 틀린 말은 아니다.

구단들 차원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과 관련해 형평성을 논할 분위기가 아니다. 지금은 전 국가적, 전 세계적 비상 시국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안전이 곧 팬들을 포함한 사회의 안전이다. KBO의 권고가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반드시 따라야 할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감수해야 한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외국인 선수들이 함께 귀국하지 않은 건, 구단과 선수의 선택이었다. 바이러스는 정치, 사회, 의학적 이유로 확산됐을 뿐이지, 프로야구 안에서는 누구도 일부러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았다.

이날 실행위에서는 외국인 선수 자가격리 문제, 개막 일정 등을 놓고 구단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다. 하필 이와 관련해 입장이 상반되는 구단 비율이 '5대5'다.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전염병으로부터의 안전이다. KBO가 목표로 하는 4월 개막이 가능하다면 그것조차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