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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사라진 주말, 공허한 당신을 위한 추천 축구영화 5선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축구 일상에 익숙한 독자들에겐 요즈음 주말이 텅 빈 느낌일 것이다. 앱으로 시킨 치킨은 제시간에 오는데, 채널을 아무리 돌려도 축구를 하는 곳이 없다. 축구 없는 치맥이라, 영 맛이 안 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현실. 그렇다고 마냥 축구를 멀리할 수도 없는 팬들을 위해 '스포츠조선'이 축구영화 5편을 엄선했다. 조금이나마 무료함을 덜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알찬 주말이 될 수 있도록.

▶죽어도 선덜랜드(2018)

6번이나 잉글랜드 1부를 제패한 유명 축구클럽 선덜랜드 AFC의 2017~2018시즌 흥망성쇠를 다룬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한때 기성용 지동원이 몸담은 팀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덜랜드가 단순히 어떻게 프리미어리그에서 리그원(3부)으로 추락했는지만을 조명하지 않고 그 안에 속한 이들의 탄성과 함성을 다룬다.

시리즈 1부는 경건하게 시작해 경건하게 끝난다. 배경은 성당. 신부는 말한다. "선덜랜드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할 때에도 분노와 격분의 감정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머플러를 두르고 선덜랜드 유니폼을 입은 예배 참석자들이 답한다. "아멘."

기도는 하늘에 닿지 않았다. 선덜랜드가 처참한 성적으로 2017~2018시즌 2부에서 3부로 강등됐다. 한 올드팬의 탄식. "조선소, 광산에 이어 축구팀도 실패했다. 선덜랜드 클럽은 우리 도시의 전부인데…."

그럼에도 팬들은 다시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홈구장)로 몰려든다. "팀 성적이 아무리 안 좋아도 상관없다. 3부여도 상관없다. 잘 할 수 있다는 희망, 팬들이 다시 모일 수 있다는 희망만 있으면 된다"는 이유다. 선덜랜드 시민들에게 축구클럽이 지니는 의미와 그들의 열정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시리즈다. 진정한 팬들에겐 1부, 2부, 3부는 숫자일 뿐일지도 모른다.

▶지단, 21세기의 초상(2006)

제목대로 프랑스가 배출한 최고의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 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다룬 영화다. 17대의 카메라가 2005년 4월23일 열린 비야레알전에 나선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 지단만을 잡는다. 러닝타임 91분 동안 지단이 어떻게 공을 다루고, 어떻게 상대를 요리하고, 어떻게 경기를 지휘하는지를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땀을 닦고, 코를 푸는 모습, 발끝으로 잔디를 툭툭 차는 습관도 확인 가능하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레알 홈구장)에서 이날 경기 막바지 상대 선수와의 충돌로 퇴장을 당하는 모습까지.

전성기 시절 '마에스트로'로 불린 지단이기에 가능했던 영화다. 지단은 사전 협의에 따라 촬영사실을 인지한 상태였지만, (퇴장당하기 전까지)볼터치, 힐패스 등 아름다운 플레이를 펼쳤다. 보는 내내 숨이 막힌다. 조기축구에서 '지단'이 되길 원하는 독자들은 '필청'하시길.

▶댐드 유나이티드(2009)

데이비드 피스의 베스트셀러 소설 '더 댐드 유나이티드'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실제론 보지 못했어도 이름은 한번쯤 들어봤을 브라이언 클러프 감독이 영화의 주인공이다. 글러프 감독은 약체 더비 카운티의 기적같은 잉글랜드 1부 우승을 이끌고, 노팅엄 포레스트를 유럽 최강팀으로 만든 명장으로 손꼽히는 인물. 하지만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갈등을 겪은 끝에 44일만에 경질되고, 잉글랜드 제1의 명장이었지만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맡아본 적 없는 비운의 감독이기도 하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감독이 겪는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베른의 기적(2003)

독일 에센 출신 광부 리차드는 소련의 포로로 시베리아로 끌려갔다가 11년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가장없이 힘겹게 살아간 가족들. 그 중에서 지역 축구스타 헬무트 란에게 푹 빠진 막내 마티아스가 리차드 눈에 들어온다. 처음엔 엄격하게 아들을 나무랐던 리차드는 어느 날, 아들을 데리고 스위스 베른으로 향한다. 1954년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장소다. 그곳에서 리차드는 자신의 영웅 란이 동점골과 결승골을 넣으며 기적과도 같은 역전승으로 서독이 우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현실과 축구가 주는 감동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골!(2005)

극중 주인공보다 카메오로 더 유명해진 영화다. 지네딘 지단, 호나우두, 데이비드 베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프랭크 램파드, 티에리 앙리 등 최고의 스타들이 출연해 '연기'란 걸 선보인다. 불법체류자 산티아고 무녜스가 우연히 선수 출신 스카우트 글렌 포이의 눈에 띄어 명문클럽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입단 테스트를 받는 과정을 다뤘다. 2년 뒤 개봉한 '골2'에서 산티아고는 뉴캐슬 활약을 토대로 레알 마드리드에 입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