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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성은 최고, 성적은 글쎄. 현주엽과 LG, 동행 이어갈 수 있을까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화제성' 만큼은 우승팀 못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 2는 장담할 수 없다.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는 결국 완주하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결국 KBL 이사회는 시즌 중단을 결정했다. 이때까지의 성적으로 원주 DB와 서울 SK가 공동 1위를 하는 것으로 시즌이 허무하게 끝났다.

팀별로 희비가 크게 엇갈린다. 시원섭섭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지만, 성적에 큰 의미가 달려 있는 팀은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일부 감독들의 경우 잔여 시즌에서 전력을 쏟아 부어 '재계약 확보'를 노리던 터라 시즌 중단이 더욱 아쉽다.

대표적인 팀과 감독이 바로 창원 LG와 현주엽 감독이다. 현 감독은 지난 2017~2018시즌에 처음 LG 지휘봉을 잡았다. 이번이 3년 계약의 마지막 해였다. 재계약을 위해서는 최소한 6강 플레이오프 이상의 성적이 꼭 필요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위로 좋은 성적을 남겼기에 이번 시즌에 최소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면 재계약 확률이 커보였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김종규의 공백을 메우지 못한데다 외국인 선수도 기대에 못 미쳤고, 여러 차례 오심에 피해를 입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 결과 시즌 내내 하위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최종 성적은 16승26패로 9위. 플레이오프 진출권과는 크게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성적과는 별개로 현 감독은 LG와 더 나아가서는 KBL 전체의 흥행에 크게 기여한 점이 있다. 비시즌 동안 선수단과 함께 공중파 방송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큰 인기를 끌었던 것. 이때 받은 사랑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시즌 내내 꾸준한 성원으로 이어졌다. LG는 덕분에 저조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내내 관중 동원에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여기서 한가지 딜레마가 나온다. 부임 3년 동안 성적으로 보면 1번의 성공과 2번의 실패를 한 현 감독에게 다시 기회를 줄 것인가의 여부다. 냉정하게 보면 이번 시즌의 성적 저하는 현 감독 혼자만의 탓이라고 볼 수 없다. 지난 시즌까지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김종규를 FA 시장에서 놓친 구단의 책임이 시발점이다.

현 감독은 3년째 시즌을 맞아 점점 노련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흥행 보증수표'라는 강점도 갖고 있다. 전력 보강과 팀 전술 개편을 통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여지도 있다. 그러나 구단으로서는 이번 시즌 9위 마감의 책임을 물어야 할 입장이기도 하다. 현 감독과 LG는 이번 주말쯤 만나 재계약 등과 관련한 논의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LG는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