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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한국 오지마' 탁구 김택수호도 카타르오픈 입국 '비상

"맞습니다. 비상입니다. 카타르 정부가 입국을 막고 있다고 합니다."

28일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박창익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국제탁구연맹(ITTF) 카타르오픈 출전이 어려운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맞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지난 26일 복싱 대표팀의 요르단 입국 거부 해프닝이 탁구대표팀에서 또 한번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카타르 정부가 지난 25일부터 한국, 중국, 이란을 방문해 입국한 외국인의 경우 14일간 일괄적으로 격리시설로 이송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 당장 5일 시작되는 대회에 나서야 하는 남녀 탁구대표팀에 큰 악재가 닥쳤다. 플래티넘급 월드투어 대회로 높은 랭킹포인트가 주어지는 카타르 오픈은 도쿄올림픽을 앞둔 각국 대표팀에게 매우 중요한 대회다. 특히 이 대회 혼합복식 우승, 준우승조에는 올림픽 자동 진출권이 주어진다.

카타르탁구협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중인 한국 선수들의 입국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최악의 경우 '노쇼(No show)'에 대한 페널티를 감면해주겠다는 입장이다. 대표팀에게는 페널티나 돈이 문제가 아니다. 특히 도쿄올림픽 결승 진출을 목표 삼고 있는 김택수 감독의 남자대표팀은 올림픽에서 유리한 상위 시드 배정을 위해 카타르오픈 출전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김택수 감독은 "너무 당황스럽고 힘들다. 카타르오픈에 나서지 못할 경우 랭킹 손실이 엄청 크다. 작년에 받은 포인트가 다 깎여나가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는 혼합복식 올림픽 티켓도 걸려있다. 우리 혼복 2개조(장우진-신유빈, 이상수-최효주) 중 한 조라도 결승에 올라가게 되면 올림픽에 자동진출한다"고 대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카타르오픈이 불발될 경우 4월까지 국제경기도 없어 경기감각도 떨어진다. 아시아 대륙 티켓이 걸린 4월 태국 아시아선수권도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고 했다. "중국, 일본, 독일 등 경쟁국들이 모두 나가 포인트를 따는데 우리만 못따게 되면 당장 4번 시드도 위태롭다. 랭킹포인트가 부족해 5위 밖으로 떨어질 경우 8강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조기에 마주칠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우려를 표했다.

남녀탁구대표팀은 복싱대표팀의 요르단 입국 사례를 참조해 26일 충북 음성군 태성병원에 가서 선수, 스태프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마쳤다. 김 감독은 "카타르에서 입국을 제한할 경우 입증할 자료로 코로나19 음성 영문 진단서를 다 받아놨다. 우리뿐 아니라 배드민턴, 유도, 펜싱 등 많은 종목들이 코로나 검사를 마쳤다"고 덧붙였다. 박창익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은 "카타르오픈 출전을 위해서는 1일 출국해야 한다. 시간이 촉박하다. 카타르 정부는 한국 입국자 전원을 14일 격리하는 원칙을 고수중이다. 유승민 회장과 관계자들이 ITTF, 대한체육회, 문체부, 외교부 등 모든 채널을 가동해 해결을 모색중이다. 우리 선수들의 카타르오픈 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올림픽의 꿈 하나로, 4년간 앞만 보고 달려온 국가대표 선수들이 '코로나19' 위기속에 흔들리고 있다. 개인이나 협회의 힘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문체부, 외교부 등 정부 유관부서의 적극적인 협업과 해결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