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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양대 체조부 에이스'이장원 태극마크...이윤서와 첫 '남매국대' 탄생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대한민국 체조 사상 첫 남매 국가대표가 탄생했다.

'한양대 에이스' 이장원(22)이 깜짝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한체조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는 26일 이장원의 국가대표 발탁을 확정했다. 지난해 12월 14명을 뽑는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전체 11위에 올랐지만. 추천 7명, 성적순 7명의 기준에 따라 태극마크를 아깝게 놓쳤다. 1월 기존 대표 중 김종덕(전북도청)이 발목부상으로 재활에 들어가며 성적순으로 이장원이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3월15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 입촌할 예정이다.

철봉, 링 등 전종목에서 고른 실력을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 이장원은 2018년 KBS배 체조대회에서 한양대의 단체전 1위를 이끈 에이스다. '체조가족'으로도 유명하다. 아버지는 1990년대 국가대표 출신 이 종 전 전농초 코치다. 성산중 코치 시절 양태영, 양태석, 김지훈 등 수많은 국가대표를 키워낸 체조인이다. 이장원의 동생은 한국 여자체조의 미래로 손꼽히는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 막내 이윤서(18·서울체고)다. 이윤서는 지난해 슈투트가르트 세계선수권 개인종합에서 4종목 합산 52.499점, 전체 28위에 오르며 각 국가별 1명, 총 20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티켓을 당당히 손에 넣었다. 지난해 100회 전국체전 개인종합 우승으로 독보적인 가치를 입증했고, 도쿄올림픽 개인종합, 이단평행봉에서 결승진출을 목표로 진천선수촌에서 고된 훈련을 이겨내고 있다.

이장원이 태극마크를 달게 되면서 '이장원-윤서' 남매 국가대표가 탄생했다. 과거 이주형-이장형, 양태영-양태석, 고예닮-고요담 등 형제 체조 국가대표는 있었지만 남매 체조 국가대표는 처음이다.

신형욱 남자체조대표팀 감독은 "(이)장원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타고난 몸선, 미적인 자세가 아주 좋은 선수다. 철봉, 링 등 기구 종목에서 발전가능성이 충만한 선수인 만큼 앞으로 대표팀에서 잘 키워나가야할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이장원을 지도해온 정인근 한양대 체조부 감독은 "(이)장원이는 단단한 기본기를 갖춘 선수다. 전종목에서 고른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올라운드 선수로서 기술과 재능, 인성을 두루 갖췄다. 향후 올림픽 무대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남매 국가대표'를 배출한 '국대 아버지' 이 종 코치 역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장원이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다. 아버지로서 뿌듯하고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싶다. 아들 딸이 부상 없이 올림픽, 국제대회에서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혔다. "장원이가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윤서가 좋은 활약을 이어가면서 '짚신 장수, 나막신 장수' 부모같은 걱정도 있었다. 이제 진천선수촌에 아들, 딸을 함께 데려다줄 수 있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한양대가 최근 2021년부터 체조부, 유도부, 육상부, 아이스하키부 신입생을 뽑지 않기로 결정한 후 불거진 '내홍' 속에 '한양대 4학년' 이장원의 태극마크 소식은 뜻깊다. 한양대 체조부는 가장 어려운 시기에 이주형(공주대 교수, 1999년 세계선수권 금), 이장형(포스코건설 체조감독, 1990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금), 김동화(충남대 교수,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 김동한(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 박민수(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동)의 위대한 계보를 잇는 현역 국가대표를 배출하며 체조 명가의 힘을 입증했다.

'한양대 17학번' 이장원이 '한양대 88학번' 아버지 이 코치에 이어 '부전자전' 국가대표의 이력을 이어가게 됐다. 이 코치는 한양대 체조부 해체 위기과 관련한 질문에 "체조인의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아들, 딸에게 체조의 길을 대물림했다. 아들에게 모교인 한양대 진학도 권했다. 4학년이 된 올해 체조부 폐지 논란이 다시 나오니 학부모로서도, 동문으로서도, 체조인로서도 너무 미안하고 황망하다. 부디 학교측과 원만한 절충안을 도출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