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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리포트]'대구 입국금지' 단장도 선수 가족도 올수 없는 오키나와 캠프

[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코로나19 여파로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가 캠프를 차린 오키나와 현지에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오키나와 출입국 관리소는 당장 27일 부터 난리가 났다. 하루 전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 한국의 대구와 경북 일부 지역에 체류한 이력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거부한다'는 방침을 공식화 한 첫 날.

출입국 검역소 앞에서 모든 입국자를 상대로 급히 마련된 '체크 리스트' 작성을 의무화 했다. 이 종이에는 대구 경북이 이번 사태의 발원지 중국 우한과 나란히 방문지 체크 리스트에 올랐다. 2주 내 대구 경북 방문자나 발열 등 증세가 있는 방문객은 모두 체크하도록 의무화 했다. 그만큼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 졌다. 시간도 많이 걸린다. 가뜩이나 확 줄어 항공편 빈 좌석이 많은 상황에 일본 여행객은 더 줄게 생겼다.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훈련 중인 LG와 삼성도 영향을 받고 있다. 대구에 연고를 둔 삼성 구단에 특히 많은 여파가 있다. 당장 삼성은 대구와 경북에 주재하는 직원들이 오키나와 캠프에 갈 수가 없다. 삼성 홍준학 단장은 "오키나와 캠프에는 이미 한번 다녀왔다. 지금은 연습 경기 등을 보기 위해 방문하고 싶어도 일본의 이번 조치(대구경북 지역 체류자 입국금지)로 갈 수가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구단 프런트는 물론 선수단의 가족과 지인도 대구 경북 거주자나 최근 방문자는 오키나와에 올 수 없다. 대구에 가족과 지인이 있는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도 "대구에 사는 지인이 오키나와에 방문할 예정이었는데 이번 조치로 못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무 상 오키나와를 오가야 하는 삼성 구단으로선 특히 난감한 상황. 평소 선수단 지인이나 가족 등 사적인 관계자들이 해외 캠프를 방문하는 일은 드물다. 하지만 안 오는 것과 못 오는 건 다르다. 강제로 입국이 불가한 상황은 자칫 심리적인 고립감을 부를 수 있다.

전 국민의 보건 관리는 물론, 해외에서 훈련 중인 프로야구 선수단을 위해서도 코로나 사태의 빠른 진정세가 절실한 이유다.

오키나와(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