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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역풍' KT, SK에 완패 용병 부재는 너무 컸다

[잠실학생체=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무관중 텅빈 관중석 만큼이나 축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경기 전 부산 KT의 서동철 감독의 표정이 그랬다. 서 감독은 "좋은 뉴스를 전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대신 사과의 뜻을 전했다.

KT는 2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원정경기서 74대95로 크게 패했다.

예견된 '완패'였다. KT는 경기를 앞두고 청천벽력같은 일을 겪었다. 전날 외국인 선수 앨런 더햄이 '코로나19' 공포때문에 '자진퇴출'을 한 데 이어 남은 바이런 멀린스마저 갑자기 미국 귀가를 선언한 것.

서 감독은 "오전 훈련까지만 해도 걱정말라고 하더니, 경기장행 구단 버스 출발 2시간 전 집에 가겠다고 하더라"며 몹시 황당해했다. "국내 선수들도 동요할 것 같다"던 서 감독의 우려까지 더하면 용병 2명을 잃은 KT의 패배가 불보듯 뻔했다.

그렇다고 SK가 여유를 부릴 상황도 아니었다. 베스트 멤버 김선형 최준용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태. 문경은 SK 감독은 "경기 외적인 것은 잊어버리고 경기 두 시간 동안 모든 걸 쏟아붓고 양지(클럽하우스)에 가서 밥 맛있게 먹자"고 독려했다고 했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인듯 했지만 KT는 예상보다 잘 버텼다. 전반까지 리바운드 대결에서 12개-24개로 용병의 부재를 절감했지만 김현민 김민욱 이정제 등 토종 빅맨이 중요한 순간에서 가성비가 높았다. 그 덕분에 1쿼터를 16-18 박빙으로 몰고갔다. 2쿼터 종료 때는 38-44로 좀 더 벌어지기는 했지만 KT의 완연한 열세는 아니었다. SK가 자밀 워니와 애런 헤인즈를 번갈아 쓰는 데도 압도하지 못한 것은 유·무형의 실수 등 집중력에서 다소 느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간보기'에 불과했다. 하프타임을 마치고 나온 SK는 상대의 용병 부재 약점을 제대로 파고 들었다. 백전노장 헤인즈를 공격의 선봉으로 앞세워 사실상 '원맨쇼'를 펼치게 했다. 이런 가운데 KT 김현민이 3쿼터 종료 2분45초 전 파울트러블에 걸리면서 헤인즈와 김민수의 몸이 한결 가벼워졌다. KT는 양홍석 허 훈의 3점포로 소금을 뿌리려고 했지만 점점 벌어지는 점수차를 막는데 역부족이었다.

3쿼터까지 71-55로 승기를 잡은 SK는 이후 3쿼터 휴식을 취한 워니를 앞세우더니 거칠게 없었다. 4쿼터 1분40초 만에 워니와 안영준의 릴레이 연속 득점으로 79-55까지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약했다.

후반 들어 골밑 열세가 더욱 심화된 KT는 결국 '코로나19'의 후폭풍에 또 울어야 했다. 잠실학생체=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