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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캠프핫피플]'벌써 144㎞' 베일 벗은 오승환, 두 달 후엔 어떤 모습일까?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못 말리는 승부사, '끝판왕'이 돌아왔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38)이 국내 복귀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오승환은 26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1이닝 1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전날 30개의 라이브피칭을 소화한 오승환은 청팀 선발 뷰캐넌에 이어 3회 등판했다. 첫 타자 양우현을 초구에 내야 플라이로 유도한 오승환은 김재현에게 2구째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현동을 초구 변화구로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송준석을 1루 땅볼로 막으며 이닝을 마쳤다. 속전속결로 투구수는 단 7개, 최고 구속은 144㎞였다.

2013년을 끝으로 7년 만에 푸른 유니폼을 입고 오른 실전 마운드. 위력은 여전했다. 후배 타자들은 '전설적' 돌직구 선배를 의식, 빠른 대처를 하려다 변화구에 타이밍을 빼앗기며 범타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오승환 만의 등판 스케줄을 감안할 때 144㎞까지 나온 패스트볼 구속은 고무적이다. 그는 캠프의 다른 투수들과는 시계가 다르다. 출발이 한달 이상 늦다. 개막 후 한달 여가 지난 5월 2일 한화전에야 등판할 수 있다.

당연히 5월에 맞춰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다. 현재 100% 상태일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이날 기록한 144㎞는 놀라운 수치다. 지난 시즌 말 팔꿈치 수술 후 빠르게 몸이 완성돼 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오승환은 수술 후 팔 상태에 대해 큰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수술 전보다 훨씬 상태가 좋다"고 말한다. 몸상태가 좋다 보니 표정도 밝다. '무표정'으로 유명한 오승환의 미소를 캠프에서 수시로 볼 수 있다. 실제 그는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뛰던 지난 시즌 통증을 참고 던졌다. 엄살 없는 그가 "일상생활에서 수저를 들기도 힘들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 최악의 상태에서 그 정도로 버틴 것만 해도 대단한 정신력이다.

오랜 사용으로 떨어져 나간 뼛조각을 이번 수술을 통해 말끔하게 제거했다. 깨끗해진 팔로 새로 태어난 셈이다. 특유의 성실성으로 재활 과정도 충실하게 소화했다. 선수촌 병원에서 재활과 기초 훈련을 병행하다 팀보다 한달 여 빠른 1월 초 오키나와로 출국해 꾸준히 몸을 만들었다. 현재 그의 몸은 이십대 근육질 선수들 못지 않게 탄탄하다.

오승환은 "페이스를 한번 올려보는 거다. 한번 확 올려보고 다시 시즌 등판 시점에 맞춰갈 생각"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오승환에게는 3,4월 두 달 간의 시간이 남아있다. 150㎞를 가볍게 넘는, 타자들이 "마치 돌덩이를 치는 것 같다. 아무리 세게 쳐도 멀리가지 않는다"고 혀를 내둘렀던 그 유명한 돌직구가 완성을 향해 가고 있다. 일본과 미국 야구를 통해 다양해진 레퍼토리 까지 곁들이면 그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팬들을 만나게 될까. '돌아온 끝판왕'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