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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입단 사진에 첼시 레전드가?! 다가오는 4개월 기대되는 이유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기성용(31)이 3주간의 이적 사태에 종지부를 찍고 스페인 레알 마요르카행을 확정한 25일, 마요르카 지역지 '풋볼 데스 마요르카'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올 6월 30일까지 4개월 단기계약을 한 기성용이 선발을 꿰차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이 매체가 '아직 판단하긴 이르다. 스페인, 스페인 축구, 비센테 모레노 마요르카 감독 시스템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봐야 한다. 스완지 시티 시절의 레벨을 선보이면 매우 훌륭한 영입이 될 것이다. 살바 세비야의 케이스를 따를 수 있다'고 기성용에 대해 코멘트한 부분도 살펴야 한다.

언급한 35세 베테랑 미드필더 세비야는 레알 베티스, 에스파뇰 등 유명클럽에서 전성기를 보낸 뒤 2017년 자유계약으로 당시 3부팀 마요르카로 이적해 2시즌 연속 리그 승격을 이끌었다. 올시즌도 주전 중앙 미드필더로 뛰며 황혼기를 불태우는 중이다. 기성용이 현재 18위로 강등권 탈출 싸움 중인 마요르카의 잔류를 이끌면 세비야 발자취를 따를 수 있다고 '풋볼 데스 마요르카'는 내다본 것이다.

단기계약은 '급구 알바'(급하게 구한 아르바이트생)의 뉘앙스를 풍기지만, '그 기간동안 꼭 필요한 선수'로 해석할 수도 있다. 고액 연봉자로 분류된 기성용을 세비야와 이드리수 바바의 단순한 미드필더 백업으로 영입하진 않았을 것이다. 소위 '땜빵' 역할을 할 선수는 유스팀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기성용이 기대 이상으로 마요르카 섬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것이란 힌트는 '오피셜' 사진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해맑은 표정으로 기성용과 함께 사진을 찍은 중년의 관계자는 알고 보니 그레엄 르 소였다. 1990~2000년대 첼시에서 200경기 이상을 뛴 첼시 레전드다. 잉글랜드 대표 레프트백으로 36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던 르 소는 은퇴 후 마요르카를 삶의 새로운 터전으로 삼았다. 마요르카에 머물면서 자연스레 마요르카 구단과 연을 맺은 그는 현재 미국프로농구 스타 출신 스티브 내쉬 등과 함께 구단 이사로 활동 중이다. 이전까진 무대 뒤편에서 수뇌부에게 조언해주는 조언자 역할을 했는데, 2월 중순 마헤타 몰랑고 CEO 해임 시점과 맞물려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몰랑고 CEO 보다 1년 늦은 2017년 마요르카에 입성한 앤디 콜베리 마요르카 회장과 손을 맞잡고 모레노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종의 커넥션을 형성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영입된 선수가 바로 기성용이다. 르 소는 프리미어리그를 선수와 해설위원으로 경험한 바 있어 2012년부터 스완지 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의 소속으로 잉글랜드 무대에서 활약한 기성용을 모를 리 없다. 알렉스 알레그리아가 지난달 2부팀으로 임대를 떠나면서 생긴 엔트리 공백을 자유계약 신분인 기성용으로 채우자고 구단과 감독에게 추천했을 가능성이 있다. 보도대로 '감독-회장-(일종의 단장격인)르 소'가 한배를 탄 상황이라면 기성용에겐 득이면 득이지 나쁠 게 없다.

관건은 지역지가 언급한 대로 '적응'이다. 새로운 리그와 환경, 팀 문화에 빠르게 녹아들어야 한다. 올시즌 뉴캐슬에서 경기에 거의 나서지 못했기 때문에 실전 감각을 얼마나 빨리 끌어올리느냐도 성공 여부를 가리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3개월 공백을 끊고 이탈리아 클럽 제노아에서 최근 주력으로 활동 중인 발론 베라미(35)의 케이스를 본다면, 유니크한 프리미어리그 경험(187경기)을 장착한 기성용이 모레노 감독의 '키'가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