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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정국'의 진풍경. 휴가 꺼리는 선수들. 잡기 힘들어진 연습경기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코로나 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4일 긴급 이사회를 연 끝에 2020년 K리그 개막을 잠정 연기했다.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개막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내려진 결정이지만, 각 구단과 팬들 모두 큰 불만 없이 수용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코로나 19'의 위험성이 크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즌 개막 시점에 맞춰 팀 전력을 정비하고 컨디션을 만들어 온 구단과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다. 더구나 현재까지 정확한 개막 날짜가 나오지 않고 무기한 대기 상태이기 때문에 컨디션 및 전력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 코로나 19 확산 여파는 굳이 시즌 개막이 아니더라도 각 구단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로 인해 몇 가지 특이점이 발생하고 있다.

일단 현 시점에서 각 구단의 선수들이 대부분 클럽하우스에 소집돼 있는 상태다. 원래는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 단기 소집 예정이었다. 그러나 개막이 연기된 까닭에 그대로 숙소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강원 FC의 경우 거제 전지훈련을 마치고 4일간 휴식을 취한 뒤 지난 25일 강릉에 위치한 클럽하우스 '오렌지하우스'에 소집됐다. 29일 개막전을 준비할 목적이었으나 현재는 '팀 전력 정비'와 더불어 '코로나 19 대피'의 목적까지 갖게 됐다. 선수들도 개별 휴가보다는 숙소에 남기를 오히려 원한다고 한다.

강원FC 관계자는 "코로나 19의 위협으로부터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보호하기 위해 숙소 및 훈련장 인근을 소독하고, 체온 감지기 및 손 소독제, 마스크 등을 준비했다"면서 "선수들도 개별 훈련에 앞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개인 위생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 특히나 숙소에서 정해진 스케줄과 위생 관리 속에 단체 생활을 하는 편이 코로나 19 감염 방지를 위해 더 낫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개인 휴가보다 그냥 숙소에 있는 게 낫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전했다. 휴가보다 숙소 생활을 선호하는 건 분명 평상시라면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다.

더불어 기약 없이 늘어난 자체 훈련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도 각 팀별로 중요 과제가 됐다. 대부분 전술과 체력 훈련을 위주로 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매우 중요하다. 평상시라면 대학이나 2부리그 팀과 연습경기를 치르면 된다. 하지만 최근 사태로 인해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한다. 강원 관계자는 "연습 경기를 추진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잘 잡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팀도 마찬가지다. 장거리 이동 및 경기 등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프로 구단이 원하는 데도 연습경기가 잘 잡히지 않는 현상도 코로나 19의 광풍이 나은 색다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