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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 김정현 '1년 5개월 공백기..그때는 죄송했어요'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정현(29)이 1년 5개월의 공백기를 돌아봤다.

김정현은 2015년 첫 장편영화 '초인'으로 데뷔한 뒤 각종 영화상의 신인남우상 후보로 이름을 올리며 '특급 신예'로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SBS의 화제작품이던 '질투의 화신'(2016)에서 주인공인 표나리(공효진)의 동생인 표치열로 출연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2017), KBS2 '학교2017'(2017)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주연으로서의 행보를 보여줬다.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2018)에서도 주인공을 맡으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싹쓸이한 바, 앞길이 '꽃길'로 에약됐지만, 2018년 7월 25일 열렸던 MBC '시간'(2018) 제작발표회에서 다소 무성의한 모습을 보이며 태도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후 김정현은 건강상의 이유로 작품 하차를 결정한 뒤 1년 5개월의 공백기를 가졌다.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박지은 극본, 이정효 연출)은 김정현이 1년 5개월 만에 대중들 앞으로 돌아오게 만들어준 작품. 김정현은 극중 영국 국적의 사업가이자 사기꾼인 구승준 역을 맡아 윤세리(손예진)를 향한 연민과 서단(서지혜)을 향한 사랑을 품으며 시청자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사랑의 불시착'은 어느 날 돌풍과 함께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그녀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특급장교 리정혁(현빈)의 절대극비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로 최종회 시청률 21.7%로 tvN에서 방송된 드라마들 중 역대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김정현은 최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를 만나 '사랑의 불시착'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랑의 불시착'의 이정효 PD와 박지은 작가는 김정현의 복귀를 도운 '은인'이다. 김정현은 "처음 이정효 감독님을 만날 때에는 작품을 염두에 두지 않고 그냥 3~4시간을 얘기만 나눴다. 대표님과 잘 아시는 캐스팅디렉터 분과 함께 만나 얘기를 나눴는데, 작품을 두고 미팅을 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출연에 대한 생각은 못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대본을 보내주시면서 '함께 해보자'는 말씀을 해주셨다. 나중에 들으니 감독님과 제작사 대표님이 저를 많이 응원해주셨다고 하더라. 작가님은 종방연에서 저에게 '잘해줘서 고맙다'고 해주셨다. 그러면서 '승준이 죽는다고 난리다. (내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 PD와 박지은 작가에게는 김정현이 위험부담을 안은 선택이었지만, 구승준을 완벽하게 해낸 덕에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됐다.

김정현은 지난 1년 5개월간 휴식기 겸 공백기를 가졌다. 전작이던 '시간'의 제작발표회에서 태도논란이 불거지고, 또 건강상의 이유로 자진하차를 택하며 몸도 마음도 상했다는 설명이다. 김정현은 "공백기인 1년 5개월 동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치료도 하고 건강해지려고 노력했다. 운동도 했고 좋은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소소할 수 있지만, 잊고 있던 것들에 대해 생각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현은 "많이 힘들었던시간도 있었고 친구들이랑 만나면서 '내가 되게 좋지 않은 생각들을 스스로 많이 했다'고 생각하게 됐다. 힘든 시간을 많이 보냈다. 자존감도 떨어졌지만 친구들과 지내면서 지금 이 순간 생기는 감동과 즐거움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던 것 같았고, 그러면서 반대로 '불시착'을 하면서 나도 사랑받는 사람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사하고도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양가적인 감정이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김정현은 '시간' 제작발표회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는 제게 파편 같은 기억만 남았다"며 "그 자리에 계셨던 분들께 죄송하다. 기자님들께도 사과드리겠다"고 밝히며 고개를 숙였다.

1년 5개월의 공백기가 지나는 동안 김정현에게는 엑소 수호(김준면)와 변요한, 박정민, 송상은, 정연주, 임지은 등 친구들이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하면 기분이 좋은 시너지가 있다. 서로 응원도 해주고 요한이 형이 커피차도 보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준면이도 해주고 싶었는데 팬들의 서포트가 줄 서있어서 안된다고 하더라. 다음에는 꼭 보내줄 생각이다. 정민이 형은 개인적으로 만나서 커피도 사주고 얘기도 많이 나눴고, 요한이 형은 '형이 주는 건 받아!'라고 하는 성격이라 늘 받기만 했다"고 말했다.

이런 '은인'들이 주변에 많다는 그는 "매순간 저에게 여기저기서 은인이 나타난 거 같다. 동기들이 그중 하나고, 또 이정효 감독님과 박지은 작가님도 내게는 은인이다. 별게 아니었지만, 저에게는 큰 뭔가 동기를 만들어주는 분들이 많다"고 밝혔다. 주변에서도 '팬이다'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다고. 김정현은 "종방연이 끝나고 쉬다가 마침 오늘 집 앞에 자주가는 카페에 모자를 쓰고 갔는데, 매니저분이 종이를 주시면서 사인 한장만 해달라고 하더라. 그분이 '학교 때부터 잘 보고 있다'면서 '응원하고 있다. 잘 마쳐서 다행이다'고 ㅏ셨는데 정말 감사했다. '사랑의 불시착'이 사랑을 받고 있고, 또 여기저기서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걸 알고 행복했다"고 밝혔다.

김정현은 앞으로 쉬지 않고 작품에 임할 힘을 얻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 대본이 다양하게 들어온 상태다. 회사에서 말하기로는 장르물도, 멜로도, 코미디도 다양하게 있다고 하셨는데 인터뷰가 끝난 뒤에 천천히 읽어보려고 모아둔 상태다. 저는 앞으로 시청자들에게 기쁨도 슬픔도, 여러 종류의 감정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작품의 어떤 인물을 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어떤 작품의 구성원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다"며 "앞으로도 제가 공백기를 줄이면서 소처럼, 또는 경운기 수준으로, 수명이 다할 때까지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초심이라기 보다는 그때보다는 더 살도 찌고, 더 커진 마음이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임을 약속했다.

김정현은 "앞으로는 공백기를 줄이겠다"는 다짐처럼 '열일'할 예정이다. 짧은 휴식을 가진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