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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없는 토트넘의 딱 드러난 현실, 공격 무기력 어쩌나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예상대로 였다. '손샤인' 손흥민(토트넘)의 부재 후유증은 컸다.

손흥민이 없는 토트넘은 무기력했다. 날카로운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토트넘은 2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2019~2020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1차전에서 0대1로 졌다. 후반 13분 티모 베르너에게 페널티킥을 내주며 무너졌다. 8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손흥민의 공백이 크게 느껴진 경기였다. 손흥민은 지난 16일 애스턴빌라와의 원정경기에서 경기 시작 30여초 만에 빠른 드리블로 역습에 나서던 순간 중앙 수비수 에즈리 콘사와 강하게 충돌했다. 손흥민은 오른손으로 땅을 짚으면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오른팔에 통증을 느낀 손흥민은 하프타임에 의무진과 함께 라커룸으로 향했다. 부상에도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손흥민은 결승골을 포함해, 멀티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부상은 피해가지 못했다. 토트넘은 18일 손흥민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3년 전 카타르와의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다친 바로 그 부위를 다쳤다. 최대 2개월 이상 결장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조제 무리뉴 감독 역시 "구단의 발표대로다. 손흥민은 수주간 결장한다"고 했다. 최악의 경우 시즌아웃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말그대로 비상이 걸렸다. 이미 해리 케인마저 쓰러진 토트넘이다. 손흥민은 애스턴빌라전을 포함해 최근 5경기 연속골의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하며, 케인의 공백을 메우고 있었다. 영국 일간지 더선에 따르면 케인과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강의 공격듀오였다. 둘은 지금까지 102골을 넣었다. 케인이 67골, 손흥민이 35골을 기록했다. 이를 90분당 득점으로 환산하면 경기당 평균 1.29골을 합작한 셈이다. 5000분 이상 함께 뛴 각 팀의 공격조합 가운데 손흥민-케인 듀오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이들은 없었다. 리버풀의 무패 선두를 이끌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사디오 마네(평균 1.26골), 맨시티의 세르히오 아게로-라힘 스털링(평균 1.22골)도 이들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까지 부상하며, 토트넘은 차, 포를 모두 잃었다.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부상은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리고 팀도 아프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격수가 없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3개월 전 그 이후 우리는 4위권과 승점 11점차이를 따라잡았다. 지하 12층에 있다가 꾸준히 올라오면서 4층까지 올라왔다. 그런데 계단이 사라졌다. 이제 우리의 선택지는 두개다. 포기하거나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싸우든가. 우리는 베란다에 가서 기어오르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싸울 것이다"고 다짐했다.

무리뉴 감독의 의지와 달리 토트넘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토트넘은 이날 제로톱을 꾸렸다. 델리 알리와 루카스 모우라, 스티븐 베르흐베인이 공격진으로 나섰다. 그 뒤를 지오반니 로 셀소가 받쳤다.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수비에 치중했다. 이들은 별다른 특색이 없었다. 손흥민처럼 최전방을 향해 뛰어가는 모습이 별로 없었다. 볼을 돌리다가 라이프치히의 수비에 막히곤 했다. 그나마 전반 중반까지 델리가 볼을 빼주거나 로 셀소가 로빙 패스를 날리는 정도의 모습만 보였다.

토트넘의 공격은 후반 들어서도 별로 변하지 않았다. 에리크 라멜라와 탕귀 은돔벨레를 연달아 넣으며 변화를 모색했다. 이들은 허리에서 더 볼을 끌 뿐이었다.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토트넘은 단 4개의 유효슈팅을 날리는데 그치며 홈팬들을 실망시켰다. 손흥민의 부재가 뼈아팠던 경기였다. 공격 라인에 트로이 패럿 등 젊은 자원이 있기는 하지만, 당장 변화를 줄 수 있는, 이렇다할 해법이 없어 더 답답한 토트넘이다.

이같은 손흥민의 부상에 걱정하고 있는 것은 무리뉴 감독 뿐만이 아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은 3월부터 다시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시작한다. 물론 상대가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지만, 현재 H조 2위에 머물러 있는만큼 그리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 벤투호에 손흥민은 절대적인 존재다. 팬들이 혹사를 걱정할 정도로, 매 경기 믿고 쓰는 카드였다. 그런 손흥민이 빠지면 공격라인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황희찬(잘츠부르크) 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해법이 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