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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스토브'는 가고 '사랑불'은 안가고…드라마 흥행→포상휴가의 경제학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이제 드라마가 흥행하면 '포상휴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공식처럼 됐다.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 탄생하면 종영후 '포상휴가를 가야하나, 안가야하나'를 놓고 네티즌들이 갑론을박하기도 한다. 포상휴가가 드라마 흥행의 '바로미터'가 된 것이다.

2019년말과 2020년초를 휩쓴 두 작품이 있다. SBS 금토극 '스토브리그'와 tvN 주말극 '사랑의 불시착'이다. 두 작품은 모두 1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소위 '대박'을 쳤다. 하지만 포상휴가에 대해서는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 14일 종영한 '스토브리그'는 사이판으로 포상휴가를 떠났다. '스토브리그' 스태프와 배우들은 17일부터 3박 4일간 사이판으로 포상휴가를 즐기는 중이다. 비록 남궁민과 박은빈 등 주연배우들은 스케줄 문제로 빠졌지만 지난 해부터 작품을 위해 고생했던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망중한' 힐링을 즐기게 됐다.

반면 '사랑의 불시착'은 포상휴가 계획 자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의 불시착' 측 관계자는 "포상휴가는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시청률로만 보면 '사랑의 불시착'이 더 큰 성공을 거뒀다. '사랑의 불시착'은 지난 16일 마지막회에서 21.7%(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로 20% 벽을 넘어섰다. 하지만 '스토브리그'는 14일 마지막회에서 19.1%로 20% 벽을 넘는데 0.9%포인트가 부족했다.

하지만 '스토브리그'는 포상휴가를 떠났고 '사랑의 불시착'은 그렇지 못했다. '스토브리그'의 포상휴가 결정은 의외의 성공이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 '스토브리그'는 방송이 시작되기 전 주목받지 못한 작품이었다. 당연히 이런 성공을 거둘지 예상하는 이도 드물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성공이라 이같은 후광도 작용했으리라는 분석이 많다.

반대로 '사랑의 불시착'은 '별에서온 그대' 박지은 작가의 신작인데다 현빈 손예진 등 톱스타가 출연하는 작품이라 기대가 꽤 높았던 작품이다. 만약 10% 초반 시청률이 나왔다면 '흥행 실패'라는 말이 나왔을 법 하다. 게다가 '사랑의 불시착'은 종영 후에도 출연 배우들의 스케줄이 빽빽한 편이다. 현빈 손예진도 종영 후 미뤄뒀던 광고 촬영으로 쉴틈 없는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지혜 김정현 등 다른 배우들도 모두 꽤 높은 인지도를 가진 스타들이라 다같이 스케줄을 조율해 여행을 떠나기가 여의치 않다.

반면 '스토브리그'의 경우 스케줄 상 남궁민과 박은빈, 박소진 등은 참석하지 못했지만 다른 배우들은 비교적 스케줄 조정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도 영향을 미쳤다. 각종 드라마 제작발표회도 취소되는 상황이라 '사랑의 불시착' 측은 굳이 해외여행을 택하지 않았다. '스토브리그' 측도 일반적인 포상휴가지로 꼽히는 동남아가 아닌 사이판으로 여행지로 택한 것을 보면 여행지를 두고도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2' 측도 오는 27일 '스토브리그'와 똑같은 일정으로 사이판 포상휴가를 결정한 것도 같은 이유다. 배우들의 스케줄 조율에 고심하던 KBS2 '동백꽃 필 무렵'팀은 아예 국내인 강원도로 2박3일 MT를 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랑의 불시착'에 출연한 배우들도 조금 아쉽기는 하다. 한 출연배우는 "워낙 작품이 대성공을 거둬 기대를 좀 했었는데 계획에 없어 조금 아쉽긴 하다"고 조심스레 말하기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