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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 가득 '엄살라'의 지난 1년, 올해엔 포텐 터질까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변해라."

광주FC 박진섭 감독(43)이 '엄살라' 엄원상(22·광주)을 향해 애정어린 조언을 건넸다. 광주의 최고 인기 스타이자 2019년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과 지난달 2020년 아시아 U-23 챔피언십에 참가한 유일한 국가대표급 선수인 엄원상이 프로 데뷔 2년차인 올해 '포텐(잠재력)'을 폭발시키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지난달 순천 전지훈련지에서 스포츠조선을 만난 박 감독은 "성격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경기 초반 플레이가 잘 풀리지 않으면 부담을 느낀다. (U-22 출전 의무 규정도 있어) 올해 더 기회를 줄 생각인데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해야 한다는 말은 데뷔해인 2019시즌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금호고, 아주대를 거쳐 큰 기대 속에 우선지명으로 광주에 입단한 엄원상은 지난해 K리그2에서 16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다. 실제 출전시간은 필드 플레이어 중 20번째인 765분이다. 풀타임을 8.5경기 정도 뛴 셈이다. 시즌 도중인 5~6월 U-20 월드컵에 참가한 영향도 있지만, 대회 전후로도 윌리안(26), 김정환(23), 두현석(24) 등과의 경쟁을 이겨내지 못했다. 공격을 이끌어야 하는 윙어였지만, 도움 한 개 없었고, 슈팅수는 시즌을 통틀어 10개에 불과했다. 경기를 마치면 가장 많은 팬에 둘러싸이는 '인기남'이었지만, 정작 경기장 안에선 에이스와 거리가 있었다.

엄원상은 지난달 23번째 생일을 보냈다. 더 이상 어리다고 볼 수 없는 나이다. 광주가 1부로 승격한 올해, 승부를 봐야 한다. K리그1의 수준 높은 측면 수비수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면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 학창 시절 'KTX'로 불린 엄원상의 빠른 스피드는 상대에겐 분명한 위협, 광주에는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엄살라'도 리버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와 같이 번뜩이는 플레이를 펼치는 데서 붙은 별명이다. 다만 엄원상이 후반 조커가 아니라 90분용 주전 윙어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약점으로 지적받은 저돌성과 투지, 체력을 가미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빠른 발만으론 K리그1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조언이다. 2020년은 엄원상의 남은 커리어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해다. 전반기 활약 여하에 따라 7~8월 열릴 2020년 도쿄 올림픽 참가 운명이 결정난다.

지난 14일 태국 동계훈련을 마치고 광주로 돌아온 박 감독은 "원상이가 챔피언십에 출전해 휴식을 주려고 했는데, 괜찮다고 하더라. 나이는 어리지만 의욕이 넘친다. 자신의 활약에 대한 아쉬움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다. 다크호스를 꿈꾸는 광주는 시즌 개막전인 3월 1일 성남FC와의 홈경기를 준비 중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