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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평가, 현지인이 여행자보다 더 긍정적이다!

-여행자와 현지인의 인식차이 있다면 여행자 편에서 고민해야

-여행자와 현지인 모두 고려한 소비 활성화 전략 필요

-제주, 현지인 대비 여행자 평가 뒤쳐져

국내 지역 여행지 평가에 대해 여행자 보다는 현지인들이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한 여행지에 대해 여행자의 평가가 나쁘다면 관광지로 성공하기가 어렵다. 대체로 여행자는 현지인의 선택과 평가를 궁금해 하기도 한다.

따라서 현지인과 여행자의 판단에 큰 차이가 있다면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최근 한 전문 리서치회사의 조사결과 우리 국내 여행지를 두고 여행자보다는 현지인의 평가가 더 긍정적이었으며,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에서 특히 그러했다. 지역별로는 제주가 가장 편차가 심했다.

여행전문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해 실시한 '2019 여행자 · 현지인의 국내여행지 평가 및 추천 조사'에서 5만 5000여 명(여행자 2만 6810명, 현지인과 연고인 2만 8232명; 이하 편의상 현지인이라 함)으로부터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관광자원과 환경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자원 풍족도는 ▲볼거리 ▲먹을거리 ▲쉴거리 ▲놀거리 ▲살거리의 5개 측면, 환경 쾌적도는 ▲안전/치안 ▲청결/위생 ▲편의시설 ▲교통환경 ▲물가/상도의의 5개 측면으로 구성되었다.

▶ 여행자원 풍족도

전국적으로 5개 여행자원 측면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볼거리(61.1점, 100점 만점)였으며, ▲쉴거리(60.3) ▲먹을거리(60.2)가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표1]. ▲놀거리(54.9) ▲살거리(51.6점)는 차이가 큰 하위였다. 상위 세 항목은 국내여행의 주 활동에서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놀거리와 살거리는 이용 및 평가가 모두 뒤처지고 있다. 특히 살거리는 가장 우수한 볼거리와 10점 가까운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여행자와 현지인 모두 살 만한 것, 팔 만한 것이 없다고 보고 있음을 나타낸다.

현지인과 여행자간 차이에서는 쉴거리를 제외한 모든 측면에서 현지인의 평가가 더 긍정적이었다. 쉴거리는 여행자 평가가 0.9점 높았는데, 핵심 요소인 숙박에 대해 현지인이 경험 및 정보탐색에서 유리한 점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차이가 큰 측면은 ▲볼거리(현지인-여행자: +2.5) ▲먹거리(+2.5)였으며, ▲살거리(+2.4)가 바로 뒤를 이었다.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여행자와 현지인 간 평가 차이가 큰 곳은 제주였다. ▲살거리(+8.7) ▲놀거리(+7.2) ▲먹을거리(+6.9) 3개 측면에서 16개 광역단체 중 가장 괴리가 컸다. 제주는 전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우수한 여행지이지만, 현지인과 여행객 평가가 크게 엇갈리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현지인의 입장에서는 여행자로부터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지만, 여행 서비스를 기획하고 제공하는 사람은 당연히 여행소비자의 평가에 더 주목해야 한다.

▶여행환경 쾌적도

환경 쾌적도 5개 측면 중 ▲안전/치안(63.1)이 가장 높았고, ▲청결/위생(59.0) ▲편의시설(58.3) ▲교통환경(56.9) ▲물가/상도의(56.3)가 그 뒤를 따랐으나 차이는 크지 않았다.

환경 쾌적도 역시 현지인이 여행자보다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자원풍족도보다 그 차이는 작았다. 가장 차이가 큰 것은 ▲안전/치안(현지인-여행자: +1.8)이었으며, ▲편의시설(+1.2)이 뒤를 이었다. ▲물가/상도의(+0.6) ▲청결/위생(+0.4) ▲교통환경(0.0)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차이가 큰 지역을 광역자치단체 별로 보면 ▲편의시설(+4.5) ▲청결/위생(+2.5)에서는 제주, ▲안전/치안은 경남(+3.1), ▲물가/상도의는 전남(+2.3)에서 현지인의 평가가 더 긍정적이었다. ▲교통환경은 다른 측면과 달리 인천(-2.5)에서 여행자의 평가가 더 좋았다. 자원 풍족도와 마찬가지로 제주는 여행환경에서도 큰 차이가 있어 여행자의 눈높이에 대한 공감대 확대가 요구된다.

최근 국내 관광 트렌드를 살펴보면 여행소비자가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근거리·일상적인 여행으로 이동추세가 뚜렷하다. 이는 당일여행의 증가, '지금-여기' 중심 활동의 증가를 뜻한다. 여행의 일상화·여가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럴 경우 여행서비스를 기획하고 제공하는 역할은 기초자치단체와 상권의 몫이 더 커지게 되는 것이다. 즉 여행산업은 체류형 · 지역연계형 등 대규모 사업보다는 지방자치단체나 상권 중심의 소비 활성화 사업이 약진하게 될 전망이다.

소비 활성화 사업을 하면서 주지해야 할 점은 '소비자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행자와 현지인의 평가에 차이가 있다면 먼저 여행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여행자의 평가가 부정적일 경우 더욱 그러하다. 여행 서비스 향상의 목표수준은 여행자에게서 찾고, 방법은 현지인에게서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양측 모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김형우 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