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FC서울이 2020년 스타트를 기분좋게 끊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2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PO) 케다(말레이시아)와의 경기서 4대1로 크게 이겼다.
3년 만에 ACL 무대로 돌아온 FC서울은 2월 10일 시작하는 조별리그에서 C조 베이징 궈안(중국), 치앙라이 유나이티드(태국),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16강 경쟁에 돌입한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단판승부. 준비 기간이 3주밖에 안됐고, 전력 구성도 불완전한 상태, 올시즌 가장 먼저 실전에 들어가는 부담을 안은 FC서울이었다.
하지만 '승부사'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에게 한 수 아래 말레이시아 리그의 케다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지난해 선수단이 똘똘 뭉쳐 상위권 도약의 돌풍을 일으킨 전통의 명가 솜씨는 여전했다.
예상대로 경기 초반부터 FC서울의 파상공세였다. 미드필드 지역에서부터 완전히 장악한 가운데 '하프게임'을 연상케했다. 다만 골운이 없었다.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의 육탄방어가 야속할 뿐이었다. 전반 31분 롱볼 역습 상황에서 허를 찔리는 듯했지만 골키퍼 유상훈의 슈퍼세이브로 잘 넘겼다. FC서울에겐 전반 유일한 위기였다.
애를 태우던 케다의 골문은 전반 38분 비로소 열렸다. 시작과 끝을 장식한 이는 역시 박주영. 축구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우스꽝스런 장면까지 나왔다. 박주영의 왼쪽 코너킥이 날카롭게 날아들자 중앙 수비수 알베스가 배구 블로킹을 하듯 두손을 번쩍 들어 점프하며 쳐냈다. 알베스는 뒤에서 누가 밀었다며 주심에게 어필했지만 뒤에서 접촉한 이는 동료 수비수 자카리아였다. 결국 공이 자신의 키를 넘어가면 결정적인 위기를 허용할 것으로 우려해 고의적인 파울을 한 것으로 판명났다.
알베스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했고, 키커로 나선 박주영이 오른발로 침착하게 해결했다. 수적 우위까지 점한 FC서울의 공세는 후반에도 멈출 줄 몰랐고 후반 4분 박동진이 번쩍였다. 측면에서 얼리크로스가 연결되자 놀라운 점프력으로 번쩍 뛰어올라 머리로 마무리했다.
후반 추가시간인 46분에 나온 알리바예프의 그림같은 중거리 기습골은 따뜻한 보너스였다.
상암=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