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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이기고 싶다' 이승호X임태혁X최정만, 금강 트로이카의 라이벌 열전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다음에는 꼭 이기고 싶다."

'금강 트로이카' 이승호(34) 임태혁(32·이상 수원시청) 최정만(30·영암군민속씨름단)의 목표는 하나였다.

세 선수는 금강급(90㎏ 이하)을 대표하는 얼굴이다. '맏형' 이승호는 2016년 통합천하장사를 비롯해 금강장사만 8차례 거머쥐었다. '둘째' 임태혁은 지난 2011년 올스타 태백금강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금강장사만 13차례 차지한 최강이다. 최정만 역시 금강에서만 10차례 정상에 오른 선수다. 세 선수는 엎치락뒤치락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며 금강급 최고 스타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씨름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금강급을 넘어 씨름을 대표하는 스타다.

24일 충남 홍성의 홍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2020년 위더스제약 설날장사씨름대회 금강장사(90㎏ 이하급) 결정전(5전3승제)은 하이라이트였다. 이승호와 임태혁이 파이널 무대에서 격돌했다. 임태혁이 첫 판에서 십자돌리기로 리드를 잡자 이승호가 곧바로 잡채기로 맞불을 놨다. 하지만 뒷심에서 이승호가 웃었다. 그는 3~4번째 판을 연거푸 거머쥐며 스코어 3대1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경기 뒤 이승호는 "이번 대회 오기 전에 슬럼프를 겪었다. 경기 1~2주 전에야 감을 잡았다. 잘하기보다는 감 잡은 것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잘 풀려서 기분이 좋다. 스타트가 좋다. 앞으로 있을 대회도 잘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준우승을 차지한 임태혁은 눈물을 흘렸다. 그는 "눈물이 많다. 형이 우승해서 좋긴 한데, 승리하고 싶었기 때문에 울었다. 다른 사람이 1등하는 게 싫다. 다음에는 이기고 싶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승호와 임태혁. 두 선수가 결승전 뒤 인터뷰하는 사이, 먼 발치에서 그들을 바라본 막내는 만감이 교차했다. 최정만은 16강에서 '다크호스' 유 환(24·제주특별자치도청)에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최정만은 지난 2018년 설날장사와 단오장사에서 우승하며 환호했지만, 지난해에는 메이저대회(설, 단오, 추석, 천하장사)에서 단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2020년 첫 대회에서 반격을 노렸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최정만은 "다음에는 꼭 승리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노력하겠다. 지고 싶지 않다"고 이를 악물었다.

금강 트로이카의 라이벌 열전. 씨름판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