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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12월부터 검토' 두산은 왜 정상호를 영입했을까?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산 베어스가 깜짝 영입을 단행했다. '무적' 신세던 베테랑 포수 정상호와 계약을 체결했다. 배경은 무엇일까.

두산은 23일 정상호와 연봉 7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관계자들도 대부분 몰랐던, 말 그대로 깜짝 소식이다. 정상호는 계약 후 "우승팀 일원이 돼서 기쁘고 구단에 감사하다.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상호에게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스토브리그다. 2015년까지 SK 와이번스에서 뛴 정상호는 2016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와 4년 최대 32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LG에서 보낸 4년은 솔직히 말해 아쉬움이 더 컸다. 4년동안 그의 개인 성적은 타율 2할1푼5리에 5홈런 38타점. 풀타임을 소화한 시즌도 없었다. 2017년 79경기가 최다 출전 경기수였다. 특히 작년에는 22경기 출전에 그치며 타율 8푼3리를 기록했다. 부상도 있었고, 유강남의 성장세에 출전 기회가 점점 줄어든 탓도 컸다.

하지만 두산은 정상호의 경험을 높게 샀다. 1982년생인 정상호는 프로 경력만 20년이다. 베테랑 포수로서의 스스로 가지고 있는 노하우가 충분히 쌓였다고 판단했다.

두산이 처음 정상호 영입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시즌 구상을 하던 현장의 요청이 있었다. 두산은 양의지 이적 후 지난해 박세혁 그리고 이흥련, 장승현으로 이어지는 포수진으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추가 자원이 많을 수록 좋다고 생각했다. 마침 지난해 11월 LG와의 계약 기간이 끝나고 방출돼서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던 상황. 정상호 영입으로 가닥을 잡았다.

물론 쉽게 결정한 것은 아니다. 몸 상태 파악이 우선이었다. 정상호는 방출 이후로도 현역 연장의 끈을 놓지 않고있었다. 오키나와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또다른 기회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고, 두산이 연락을 했다. 우려했던 부상이나 몸 상태에 대해서는 백업 역할을 소화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두산 관계자는 "마흔이 가까운 선수인만큼 아픈 부위가 전혀 없을 수는 없다. 하지만 개인 훈련도 쉬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는 상황이고, 백업 포수로 1군에서 당장 활용하기에 문제 없는 것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상호는 새 소속팀을 찾으며 현역 생활을 연장할 수 있게 됐고, 두산은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를 영입하면서 전력을 보충했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타팀을 떠난 베테랑 투수 배영수, 권 혁을 영입했고 알차게 활용해 '윈 윈'했다. 정상호도 비슷한 역할을 기대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정상호는 호주에서 열리는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예정이다. '두산맨'으로서의 본격적인 시작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