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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강했던 손흥민, 지금 그 힘이 필요할때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벌써 한달째다.

지난달 12일(이하 한국시각) 번리전에서 '슈퍼골'을 폭발시키며 세계를 놀라게 한 손흥민은 이후 거짓말처럼 침묵하고 있다. 유럽챔피언스리그(UCL)와 FA컵을 포함해, 7경기 째 골과 도움이 없다. 그 사이 토트넘도 추락하고 있다. 최근 리그에서 4경기 동안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8위(승점 31)까지 내려앉았다. 중하위권팀들과의 승점차가 크지 않아, UCL 진출은 고사하고 자칫하면 하위권까지 떨어질 수 있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손흥민은 23일 오전 4시30분 영국 런던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노리치시티와의 2019~2020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4라운드에 출격할 전망이다. 해리 케인의 부상 속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할 손흥민의 플레이는 눈에 띄게 무뎌졌다. 전술적 이유가 가장 크다. 조제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은 스트라이커가 아니다"라며, 케인의 부재에도 손흥민을 그대로 왼쪽 날개에 배치하고 있다. 대신 루카스 모우라를 최전방에 포진시켰다. 전방에서 싸워주던 케인의 부재 속 침투형 스타일의 모우라가 원톱으로 나서다보니 손흥민에게 필요한 공간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물론 손흥민의 컨디션도 아쉽다. 첼시전 퇴장으로 인한 3경기 출전 정지 징계에서 복귀한 뒤, 오히려 발끝이 무뎌졌다. 박싱데이를 통으로 쉬면서 체력적 여유가 생겼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특유의 호쾌한 플레이가 사라졌다. 다행히 지난 왓포드전에서는 한층 좋아진 모습이었지만, 가장 좋았을때의 날카로운 모습까지는 아니었다. 특히 결정력이 떨어졌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마무리는 물론, 전매특허인 감아차기 슈팅의 정확도도 많이 떨어졌다.

때문에 절대적인 지지를 받던 손흥민의 입지도 줄어들었다. 제드송 페르난데스를 영입한 토트넘은 스트라이커 보강도 염두에 두고 있다. 특히 팬들의 요구가 거세다. 당초 토트넘은 중앙 미드필더에 이어 측면 수비수 영입을 노렸지만,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 사실 벤 데이비스의 부상, 세르쥬 오리에의 부진 등으로 붕괴된 측면 수비수 영입이 더 급하지만, 공격진이 완전히 무너지며 상황이 바뀌었다. 새 공격수로 누가 오느냐에 따라 손흥민도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금 상황을 넘을 수 있는 것은 역시 골이다. 골만 터지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돌파와 스피드 자체는 여전히 위력적인만큼, '영점'을 찾는게 중요하다. 다행히 상대 노리치는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약체다. 최근 5경기에서 9골이나 내줄 정도로 수비가 좋지 않다. 무엇보다 노리치는 손흥민이 그토록 강한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있다. 손흥민은 왓포드, 도르트문트 등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팀과 대결에서 유독 강해 '옐로 킬러'라 불린다.

꽃길만 걸었던 시즌 초반과 달리, 토트넘도, 손흥민도 분명 위기다. 손흥민은 혼자 힘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지금 바로 그 모습이 필요할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