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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패스 찌르는 올리루 에이스 피스코포 묶으면 '필승'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UTU'(Up to Up). 올라올 팀이 올라왔다. 이제부터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2020년 아시아 U-23 챔피언십 준결승전에서 맞붙을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 마주할 팀 중 최상의 전력을 자랑한다. 호주 성인 대표팀 사령탑도 병행하는 그레이엄 아널드 감독의 '올리루'(올림픽+호주대표팀 애칭)는 조별리그와 8강전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지만, 어느 상대에게도 압도당하지 않는 단단한 힘을 보여줬다. 호주의 선 굵은 유럽 스타일에 태국 등 전형적인 아시아 팀들이 고전했다.

한국도 방심해선 안 된다. 호주는 팀 득점면에선 7골의 한국에 2골 모자란 5골에 그쳤지만, 한국과 같은 3실점을 기록했다. 4경기 평균 볼 점유율은 57.7%로, 한국(58.6%)과 엇비슷했다. 상대진영 패스 성공률은 호주가 68.775% 한국이 68.825%, 슈팅 정확도는 호주가 35.625% 한국이 35.225%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힘대힘으로 맞붙었을 때 한국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단 뜻.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첫 본선행에 도전하는 호주는 이번대회를 앞두고 주장 릴리 맥그리(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주력 선수들인 라클란 웨일스, 나다니엘 앳킨슨(이상 멜버른 시티), 브랜든 윌슨(퍼스 글로리) 등 4인이 대표팀 소집 도중 '프로답지 못한 행동'을 한 것이 들통나 징계 차원에서 낙마했다. 주력 수비수인 해리 수타르(스토크 시티)는 소속팀 사정, 윙어 다니엘 아르자니(셀틱)는 컨디션 문제로 각각 합류하지 못하는 등 아널드 감독이 원하는 대로 선수를 구성하지 못했다. 미드필더 조슈아 로우스(뒤셀도르프)는 대회 도중 큰 부상을 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준결승에 진출한 데에는 앞서 언급한 단단한 수비 조직력과 상대 진영에서 차이를 만들어주는 등번호 11번 에이스 레노 피스코포(웰링턴 피닉스)의 역할이 컸다. 피스코포는 현재 호주 대표팀 내에서 그릇이 다른 선수로 여겨진다. 십 대 시절 이탈리아 명문 인터밀란 유스에서 6년을 보냈다. 등번호 10번을 달고 주장 완장을 찼다. 또한 이탈리아 각급 청소년 대표팀을 거쳤다. 패트릭 쿠트로네(피오렌티나) 잔루이지 돈나룸마(AC밀란) 등과 뛰었다. 조국인 호주를 택한 뒤로 현재 U-23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이번 대회에서 번뜩이는 '킬 패스'로 2개 도움을 기록했다. 대회 어시스트 1위다. 특히 개최국 태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선 2골에 모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좌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대각선 움직임이 날카롭고, 허를 찌르는 패스와 중거리 슈팅이 예리하다. 슈팅수도 1위(11개)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가 협력수비를 하지 않는다면 넋 놓고 당할 수 있다. 반대로 호주는 다분히 '에이스'에 의존한다. 피스코포를 꽁꽁 묶는다면 호주의 공격 위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반대쪽 진영에선 김학범호 공격진이 호주 수비를 충분히 괴롭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호주 센터백 듀오는 평균 신장 1m85로 고공 공격에는 강하지만, 순발력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줬다. 발 빠른 공격수 이동준(부산 아이파크)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동경(울산 현대) 엄원상(광주FC) 등 2선 공격수들에게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