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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③]'남산의 부장들' 감독 '박통役 이성민 높은 싱크로율, 가장 공들여 표현'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우민호 감독이 영화 '남산의 부장들' 이성민과 이희준의 캐스팅에 대해 말했다.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남산의 부장들'(우민호 감독, ㈜하이브미디어코프·㈜젬스톤픽처스 제작). 메가폰을 잡은 우민호(49) 감독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청룡영화상과 대종상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영화 '내부자들'을 연출했던 우민호 감독이 '내부자들'의 빛나는 영광을 함께 했던 이병헌과 함께 다시 한 번 손을 잡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영화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작품. 지난 주 진행된 언론시사회 이후 언론과 평단의 호평이 쏟아지며 다시 한 번 '내부자들'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닌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한·일 양국에서 약 52만부가 판매된 김충식 저자의 논픽션 베스트셀러 '남산의 부장들'을 원작으로 하는 '남산의 부장들'. 우 감독은 18년간 지속된 독재정권의 종말을 알린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인 중앙정보부 부장의 1979년 일어난 대통령 살해사건을 다루는 이 작품을 자극적으로 그려내는 대신에 관련 인물들의 관계와 심리 면밀히 따라가며 치밀하게 그려냈다. 우 감독은 '남산의 부장들'을 뜨거운 활화산 같았던 '내부자들'과 달리 얼음처럼 차갑고 냉정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날 우민호 감독은 극중 박정희 대통령과 소름끼치는 싱크로율을 보여준 박통 역의 이성민에 대해 "배우로서 부담이 컸을거다. 실존인물이고 그리고 우리 영화에서 가장 싱크로율이 커야 하는 역할이기도 했으니까. 다만 저의 캐스팅 기준은 닮음이 아니라 닮음을 가장 잘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박 대통령은 너무나 많이 잘 알려진 인물이지 않나. 우리 모두의 머리 속에 각인 된 얼굴이지 않나. 사실 부장들이나 실장들은 중장년층이 아닌 이상 얼굴이 확실히 알려지지 않지 않았나. 그래서 박통의 외모는 좀 정성을 들여서 표현했다. 정말 포인트를 잘 잡아서 표현하려 했고 보는 사람들에게 '말도 안된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성민 선배도 흔쾌하게 캐스팅을 수락하신 건, 이 영화가 대통령의 공과 과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유신 말기 독재자가 느꼈을 내면에 집중하는 영화라서 그랬던 것 같다"고 답했다.

영화를 위해 25kg이나 증량한 경호실장 역의 이희준의 의외의 캐스팅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희준 씨가 원래 굉장히 스키니한 사람이다. 제가 '마약왕'에서 희준 씨와 작품을 같이 했는데, 그때 숙소에 올라가서 함께 맥주를 마셨다. 그때 '남산의 부장들'을 함께 하고 싶다고 제의했다. 자기도 의외하더라. 자기도 외모상 너무 캐릭터와 달라서 그랬던 것 같다. 나중에 시나리오를 다시 보여주고 미팅을 했다. 본인이 이 역할을 위해서 살을 찌워야 하는 게 좋지 않냐고 하더라. 저는 본인의 판단이라고 생각했다. 찌우면 좋겠지만 그건 본인의 선택이라고 했는데, 본인이 결국 찌우겠다고 하더라. 속으로 '역시'라고 생각했다. 사실 감독이 배우에게 찌우라 말아라 할 순 없다. 그건 배우가 설정하는 거다."

그러면서 이희준의 연기와 열정에 대해 감탄했다. "이희준 씨와 '마약왕'에서 호흡을 맞췄다. 그때 송강호 선배님과 전혀 에너지가 밀리지 않더라. 그래서 희준 씨가 이병헌 선배와도 절대 밀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고 캐스팅하게 됐다. 현장에서도 희준 씨의 에너지에 깜짝 놀랐다. 거의 100kg 가까이로 살을 찌웠다. 발성과 걸음걸이도 달라진다. 제가 완전히 이희준이라는 배우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을 봤다. 정말 그 모습이 놀라웠다."

한편, '남산의 부장들'은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김소진 등이 출연한다. 오는 22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쇼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