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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돌아온 캡틴' 이용규 '2020 한화, 초심으로 주전 경쟁'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20년에는 '한화에 이용규가 있으니 역시 다르다'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돌아온 캡틴' 한화 이용규(35)가 '초심'으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이용규는 후배 노태형과 함께 지난달 30일 오키나와로 개인 훈련을 떠났다가 19일 귀국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이용규의 목소리는 활기찼다.

"1년을 쉬긴 했지만, 경기감각에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없어요. 팀에 합류한 뒤로 꾸준히 운동했고, 이번 해외 훈련에서도 러닝부터 부상 관리와 웨이트까지 기본에 충실했습니다. 스프링캠프도 잘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이용규는 선수단 투표에 따라 3년만에 주장 직에 복귀했다. '중간층'이 얇은 한화에서 김태균, 이성열, 안영명 등 대선배들부터 정은원, 노시환, 변우혁, 신지후 등 어린 선수들까지 두루 아울러야하는 쉽지 않은 임무다.

이용규 개인으로선 1년의 실전 공백이 부담스럽다. 부상도, 부진도 아닌 팀과의 마찰 때문이었다. 시즌 개막 직전 트레이드 요구 파문 끝에 무기한 활동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용규는 지난해 9월 팀에 합류했지만, 정규리그에는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 교육리그와 마무리 훈련에 참여하며 감각을 되새겼다.

이용규는 2020년 주장에 대해 "거창하고 대단한 역할이 아니다. 선수들이 최대한 운동에 집중할 수 있게 돕는 사람"이라며 "서로 대화를 많이 하고, 웃으면서 즐겁게 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게 올시즌 제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제가 후배들에게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가려고 한다. 어린 선수들이 저를 어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속내도 전했다.

2019년은 공수에서 한화를 이끌어왔던 이용규에겐 아픈 한 해였다. 이용규의 공백 속에 한화는 리그 9위까지 추락했다. 이용규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우리 팀'과 멀리 떨어져 TV로만 경기를 봐야했다. 팀 분위기가 너무 무겁고 어두워서 안타까웠다. (최)진행이나 (정)우람이 같은 동기들과 함께 선후배들을 잘 아울러서 좀더 활기찬 덕아웃을 만들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2020년 한화 외야는 '무한 경쟁'을 앞두고 있다. 주전 우익수는 외국인 선수 제라드 호잉, 중견수는 이용규가 유력하다. 좌익수 한 자리를 두고 최진행 등 기존 베테랑과 정진호, 김문호 등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 장진혁과 유장혁을 비롯한 유망주들이 다투는 모양새다.

이용규는 "1년 쉰 저도 중견수가 제 자리라고 자신할 수 없다. 똑같은 경쟁자 입장"이라며 "가장 잘할 수 있는 선수가 차지하는 게 주전이다. 저도 초심으로 돌아가서 경쟁에 임할 생각이다. 그러다보면 시너지 효과도 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이용규는 2014년 한화 입단 이래 5시즌 평균 타율 3할2리, 73득점, 20도루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외야의 이용규, 내야의 하주석'은 한용덕 감독이 꼽은 올해의 키포인트다.

"한화 팬들께는 죄송했습니다. 올시즌 잘하겠다는 말보다는, '역시 이용규'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2020 시즌이 끝난 뒤에 팬들이 '이용규가 있는 한화는 다르다'라고 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