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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경 극장골 흐뭇'김도훈 감독'도쿄올림픽은 '도쿄리'가 책임져야죠'[인터뷰]

"(이동경이) 볼을 놓고 섰을 때 왠지 넣을 것같은 느낌이 왔다."

김도훈 울산 현대 감독이 19일(한국시각) 2020 AFC U-23 챔피언십 요르단전 '애제자' 이동경(23·울산 현대)의 4강행 극장골에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태국 치앙마이 울산 전지훈련 현장에서 실시간TV로 김학범호의 8강전 요르단과의 경기를 지켜봤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투입된 이동경이 후반 종료 직전 스스로 얻어낸 프리킥을 자신 있는 왼발로 감아차며 골망을 흔들었다.

김 감독의 성남 시절 은사이자 강원 시절 코치로 보좌했던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의 4강행을 '울산 애제자' 이동경이 이끌었으니 이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이 있을까. 울산 구단 역시 4강행 확정 후 공식 SNS에 '대한민국 10번 이동경, 종료 직전 프리킥 골로 대한민국의 4강 진출을 이끕니다' '주말을 마무리하는 가장 완벽한 방법=극장골 #이동경#무브경#도쿄리#울산현대'라는 글로 울산 유스 출신 에이스의 활약을 기뻐했다.

김학범호의 유일한 A대표 이동경은 K리그 울산과 김도훈 감독이 믿고 쓰는 선수다. 울산 현대중고-홍익대 출신으로 2018시즌 울산에 입단한 이동경은 2019시즌 김 감독이 택한 '22세 이하 쿼터 1순위'였다. 시즌 데뷔전이었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페락전, 그라운드에 들어서자마자 짜릿한 왼발 중거리포로 골망을 흔들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 감독은 동해안더비 등 중요한 경기 기자회견때마다 이동경을 내세워 '어린 재능'의 기를 살렸다. 감독의 믿음속에 이동경은 성장을 거듭했다. 리그 25경기에 나서 3골2도움을 기록했고 유력한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거론됐다. 저돌적인 움직임, 기회만 오면 쏘아올리는 과감한 슈팅으로 초호화군단 울산에서 한정된 출전시간에도 번뜩이는 모습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패기만만한 플레이, 거침없는 왼발 슈팅력으로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며 깜짝 태극마크를 달았고 지난해 8월 A매치 데뷔전 조지아전에서도 씩씩하게 자신의 몫을 해냈다.

김 감독은 이동경에 대해 "공격적인 판단이 대단히 좋은 선수다. 프로에 와서 직선적인 움직임이 더 좋아졌다. 공격수는 언제나 어떤 선택을 하는가가 가장 중요한데 동경이는 이 부분에서 영리하다. 가장 유리한 쪽을 선택할 줄 안다. 상대에게 위협을 주는 스타일"이라고 칭찬한 바 있다. 대표팀 레전드 공격수 선배로서 "대표팀에는 경기의 흐름을 바꿀 선수가 반드시 필요한데, 동경이는 그 역할에 가장 적합한 선수"라고도 했었다.

이날 1-1로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 영리하게 프리킥을 얻어내는 장면, 대담하고 침착한 왼발로 골망을 흔들며 기어이 4강행을 이끌어내는 장면에서 김 감독의 이 평가는 여지없이 맞아들었다.

김 감독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도쿄리'가 잘하고 온다고 약속했는데, 약속을 잘 지키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마지막 프리킥, 동경이가 볼을 놓고 섰을 때 넣을 것같은 느낌이 왔다"고 했다. 이동경의 경기후 믹스트존 인터뷰 역시 "찼을 때 들어갈 것 같았다"였다. 사제의 예감이 적중했다.

김 감독은 K리그 현장에서 이동경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이름이 '동경'이다. 도쿄올림픽에 무조건 가서 이름값을 해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도쿄리'를 향한 김 감독의 마음은 한결같다. "울산의 전담 키커도 '도쿄리', 도쿄올림픽은 '도쿄리'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동경이의 왼발 감각은 알아준다. 남은 경기에서도 왼발 슈팅을 기대한다"며 도쿄행을 향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