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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절친' 뷰캐넌과 러프, 삼성을 둘러싼 엇갈린 운명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16년 말, 삼성은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 두 선수 영입전에 나섰다.

우완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과 1루수 다린 러프였다. 2014년부터 2016년 까지 3년간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를 오가며 한 팀에서 한솥밥을 먹던 두 선수. 돈독한 친구 사이였다.

두 친구는 2017년 나란히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을 뻔 했다. 하지만 일본 야쿠르트가 뷰캐넌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돈 싸움에서 삼성이 이길 수 없었다. 결국 뷰캐넌은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었다. 러프는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두 선수는 한일 양국에서 각각 활약했다. 3년의 세월이 흐른 시점. 재회할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이 2020 새 외국인 투수 후보로 뷰캐넌을 영입 리스트에 올렸기 때문.

하지만 두 선수의 운명은 또 한번 엇갈렸다. 러프가 삼성과의 재계약에 실패했다. 몸값을 줄이려는 삼성의 오퍼를 러프 측에서 거부하면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결국 러프 대신 유틸리티 플레이어 타일러 살라디노가 왔다. 그리고 삼성은 야쿠르트에서 방출된 뷰캐넌을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다.

함께 뛸 수 있었던 절친 두 선수. 한일 3년째였던 지난해 나란히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면서 다시 한번 운명이 엇갈렸다. 러프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모색중이다.

뷰캐넌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삼성에서 3년이나 뛴 러프는 뷰캐넌 한국적응의 으뜸 도우미가 될 수 있었다. 팀과 한국야구 뿐 아니라 생활적인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만한 친구의 부재가 아쉽다. 러프는 지난 시즌 중간에 온 맥 윌리엄슨이나 라이블리의 적응을 적극적으로 도운 선수다.

두 선수의 관계를 잘 아는 한 야구인은 "3년 전에 삼성이 이미 영입하려고 했던 뷰캐넌은 러프와 절친한 사이다. 러프가 있었다면 적응에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다행히 뷰캐넌에게는 라이블리가 남아 있다. 라이블리 역시 2015, 2016년 필라델피아 시절 한솥밥을 먹은 동료였다. 비록 한국야구 경험이 짧지만 그래도 뷰캐넌과 같은 투수 출신이란 점이 긍정적이다. 소통할 일이 많은 두 투수의 원만한 관계가 기대되는 대목.

뷰캐넌은 지난 16일 삼성과 계약을 마친 뒤 "다린 러프, 벤 라이블리, 데이비드 허프 등으로부터 KBO리그의 경쟁, 문화, 팬 응원에 대해 많이 들었다"면서 "한국에서 빨리 뛰고 싶고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만약 러프의 재계약이 이뤄졌다면? 2015, 2016년 필라델피아 출신 삼총사가 한꺼번에 라이온즈에서 뛰는 모습을 볼 뻔 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